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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인우야... 인우야...” 나는 그의 이름을 계속해서 불렀다. 그러자 내 몸을 감싸고 있던 두 팔이 순간 굳었다. 그 힘이 너무 세서 허리가 부러질 것 같았다. 희미한 의식 속에서 나는 어렴풋이 박윤성의 얼굴을 본 것 같았다. 하지만 곧 더 깊은 혼란과 어둠이 나를 심연으로 끌어당기며 정신을 잠식했다. 주변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욕하고 비웃었다. 나는 그 모든 상처를 다 짊어진 채 그저 이 고통에서 벗어날 길만을 찾고 있었다. 꿈속에서 나는 조민서와 함께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고 박윤성은 망설임 없이 조민서를 향해 헤엄쳐 갔다. 나를 본 사람은 고인우뿐이었고 나를 구해준 사람도 그였다. 다시 장면이 바뀌고 욕조 안에 잠겨 숨이 막혀 죽어가던 나를 구해준 사람도 고인우였다. 그 시각 박윤성은 조민서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이번에도 고인우가 나를 살렸다. ‘인우가 또 나를 구해줬어...’ 내 머릿속엔 오직 그 말뿐이었다. 절박한 순간마다 언제나 내 곁으로 뛰어온 사람은 고인우였다. 그를 보는 순간 마치 물속에 가라앉던 내 앞에 나타난 마지막 구명줄 같았다. 어떻게든 잡고, 살아남고 싶었다. “인우야... 도와줘, 인우야!” 나는 갑자기 눈을 확 뜨며 일어났다. 그리고 눈앞에 박윤성의 얼굴이 또렷이 보였다. 박윤성은 나를 안고 있었고 그의 눈빛엔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복잡한 감정들이 넘실거렸다. 깊고 검은 눈동자 속에서 거대한 파도가 몰려와 나를 집어삼키려는 듯했다. 나는 목이 다 쉬어버린 상태였지만, 그럼에도 불쑥 이름을 내뱉고 말았다. “고인우...” 그 순간 박윤성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박윤성은 나를 미친 듯이 끌어안았다. 마치 내 몸을 자기 뼛속 깊이 파묻기라도 하려는 듯 으스러뜨릴 기세로 나를 죄어왔다. “다시는 그 이름 부르지 마.” 그는 이를 악물고 낮게 말했다. “다시는 그 사람한테 구해달란 말도 하지 마.” 그러고는 내 귀를 살짝 깨물었다. 이윽고 낮고 잠긴 목소리가 내 귓가에 스며들었다. “송지연, 네 곁엔 내가 있어. 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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