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화
화가 잔뜩 난 나는 그 말에 담긴 뜻을 알아채지 못하고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거야 당연히 우리가 헤어지고 다시 찾는 게 더 좋지. 요즘 같은 세월에 결혼하고 이혼하는 거 이상할 거 없잖아. 게다가 아직 젊은데 과부로 살 생각은 없어...”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박윤성이 뒤에서 나를 꼭 끌어안았고 나는 힘껏 주먹으로 그런 그를 때리며 말했다.
“이거 놔. 놓으라고.”
박윤성은 그제야 손에 힘을 조금 풀었지만 내 턱을 꽉 잡고 억지로 고개를 돌리게 하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내 얼굴을 아래위로 훑었다.
“그런 말 다시는 하지 마. 내가 말했지. 이혼은 없다고.”
나는 주먹을 불끈 쥐고 생각나는 욕은 다 퍼부었다. 이에 박윤성이 고개를 숙이더니 내 입술을 막았다. 한참 발버둥 쳐도 소용이 없자 나는 아예 몸에 힘을 풀고 절망한 표정으로 품에 축 늘어졌다.
“지연아...”
박윤성이 나를 풀어주더니 내 얼굴을 받쳐 들고 미간을 찌푸린 채 뚫어져라 쳐다봤다. 내가 발버둥 칠 때는 본 척도 하지 않다가 포기하자 그만둔 것이다.
“꼭 이래야겠어?”
나는 해명하기도 귀찮아 눈을 지그시 감았다.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이 내 태도가 얼마나 소극적인지 말해주고 있었다. 박윤성은 별수 없이 한숨을 푹 내쉬더니 이렇게 말했다.
“드레스 보내라고 했어. 반 시간 줄게. 준비하고 나와.”
나는 고개를 저었다.
“싫어.”
“내가 도와줄까?”
반박할 여지 없는 말에 나는 눈을 부릅뜨고 분노에 찬 표정으로 박윤성을 바라봤다.
“박윤성, 도대체 어쩌자는 건데? 내가 꼭 그 생일파티에 가야 한다는 거야? 내가 싫어하는 거 알잖아. 몰라?”
박윤성이 한참 침묵하더니 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힘껏 쓸어내리며 말했다.
“넌 꼭 가야 해.”
“왜?”
“내 와이프니까 파티에 같이 참석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나는 이를 악물었다.
“곧 아니잖아.”
“지금은 맞잖아.”
박윤성이 내 허리를 꾹 눌렀다.
“드레스로 바꿔 입기 싫으면 이대로 데려갈 생각도 있어.”
나는 고개를 숙이고 몸에 걸친 꾸깃꾸깃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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