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그랬구나...”
고인우와 소은하의 설명을 통해 나는 지난 몇 년간의 일들을 대략 이해했다.
이 정도면 박윤성 앞에서 대충 얼버무릴 수 있을 듯싶었다. 박윤성에게 기억 상실 사실을 꼭 숨겨야 한다. 괜히 이혼만 번거로워질 테니까.
다만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나는 감회에 젖었다.
25살의 내가 정말 저렇게까지 한 사람을 사랑했단 말인가?
현재 18살의 나로서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7년이나 더 나이를 먹었고 내가 가장 싫어하는 ‘연애 호구’가 되었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고인우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옆에서 문득 익숙한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 송지연 씨 아니야? 어떻게 고인우랑 함께 있지?”
곧이어 뭔가 깨달은 듯 말을 이어갔다.
“어제 인우가 구해줬다고 감사 표시를 하려나 봐? 지연 씨는 사석에서 함부로 남자 만나는 사람 아니잖아.”
고개를 돌리자 박윤성이 조민서와 함께 우리 앞에 서 있었다.
박윤성은 차가운 눈길로 나를 쳐다봤다.
“인우랑 함께 있는 걸 싫어한다고 내가 전에 분명히 말했을 텐데?”
나는 미간을 확 구겼다.
“이혼할 마당에 그게 뭔 상관이야?”
사실 나는 박윤성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친구와 연락을 끊었던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일정하게 거리를 두는 건 맞지만 대체 왜 이성 친구가 단 한 명도 없어야 하는 걸까?
박윤성이 무표정한 얼굴로 고인우를 바라봤다.
“어제 내 와이프를 구해줘서 서부개발 프로젝트로 감사 표시까지 했는데 굳이 따로 만날 필요가 있나?”
고인우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도발적인 태도를 보였다.
“어제는 네가 남편으로서 감사 표시를 한 거지만 오늘은 지연이랑 친구로서 감사 인사를 받으러 온 거야. 이 두 가지를 한데 섞지 말아 줄래?”
순간 주위에 살벌한 기운이 맴돌았다.
나는 두 남녀의 꼴이 너무 거슬려서 가방을 챙기고 자리를 떠나려 했다.
“가자, 인우야. 우리 장소 바꿔.”
고인우가 어깨를 으쓱했다.
“너희 일엔 끼어들고 싶지 않아. 먼저 갈게.”
그가 떠났고 나도 더는 머물고 싶지 않았다.
이제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