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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딱 그 일만큼은... 그거 하나만큼은 절대 안 돼.” 박윤성은 여전히 나를 놓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내 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기억을 되찾으면 그때 가서 이혼 얘기하자.” “넌 지금 내가 기억만 되찾으면 이혼 같은 말은 절대 안 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똑바로 바라봤다. 박윤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표정이 모든 걸 말해주었다. 그게 바로 그의 진심이었다. 나는 차가운 웃음을 흘렸다. “소용없어, 박윤성. 하늘이 날 도와준 거야. 이 일을 잊게 한 건, 나더러 너한테서 도망치라고 준 기회일지도 몰라.” 나는 기억을 되찾는 게 두려웠다. 스물다섯 살의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박윤성도 그걸 눈치챘는지 더는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하고 일단 물러섰다. 며칠간 평범하게 지내던 어느 날, 뜻밖에도 조민서가 나를 찾아왔다. “송지연, 우리 얘기 좀 해.” 예전과는 달리 그녀는 꽤 초췌해 보였다. 눈 밑에는 짙은 다크서클이 드리워 있었다. 회사 건물 앞이라 나는 괜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싫어서 차갑게 말했다.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빨리 해. 바쁘니까.” 조민서는 씁쓸하게 웃었다. “기분 좋겠네? 윤성 오빠가 우리 집안이랑 일방적으로 협력 끊어버렸어. 지금 이 바닥에선 조씨 가문 백 없어졌다고 다들 떠들어대.” 나는 조금 놀라긴 했지만 담담히 대답했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그 사람한테 직접 가서 따지든가.” “근데 오빠가 이젠 나 안 도와주겠대. 너 오빠한테 뭐라고 한 거지? 너 때문에 그런 거잖아!” 나는 지친 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 “처음엔 사과라도 하러 온 줄 알았는데, 결국 네 이익 때문이었네. 그럼 더 할 얘기 없어.” 돌아서서 걸음을 옮기려는데 등 뒤에서 조민서가 날카롭게 외쳤다. “송지연! 촌년 주제에 네가 무슨 자격으로 박윤성의 아내야? 대체 왜! 내가 너보다 뭐가 부족한데!” 그 말에 나는 발걸음을 멈췄다. 귓가에 날카로운 울림이 퍼졌고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텅 비었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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