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5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박윤성이 내 팔을 거칠게 잡아끌더니 그대로 자기 품으로 끌어당겼다.
그는 나를 세게 끌어안았고 나는 무릎을 벌린 채 소파 위에 꿇어앉게 되었다. 자세가 다소 아슬아슬했지만 박윤성은 그런 건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나를 품에 꼭 안고 싶다는 의지만 가득해 보였다.
“그런 말 하지 마. 너 기억 잃었잖아. 그래서 다 넘어가고 있는 거야.”
그의 목소리는 거칠게 갈라져 있었고 나는 버둥거리며 겨우 말했다.
“기억 되찾으면 그땐 네가 한 짓들 다 따질 거야.”
나는 격하게 몸을 떨며 그를 밀어내려 했고 목소리엔 이미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실려 있었다.
“박윤성, 제발 좀 그만해! 넌 나 사랑하지도 않아. 나한텐 잘해준 적도 없잖아. 내가 왜 네 곁에 있어야 하는데? 내가 기억을 잃었든 말든 상관없어. 난 이제 네 옆에서 아무것도 모른 척 웃는 그런 내가 싫다고! 지금 이 모습이 더 좋아. 그리고 나 이제 너 안 사랑해. 정말이야. 진작부터 떠나고 싶었어.”
진작부터 떠나고 싶었다는 그 말을 들은 순간 박윤성은 나를 더 세게 안아버렸다.
“아냐, 우린 그냥 싸운 거야. 송지연, 나 그날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몇 번을 말해야 믿겠어.”
그는 내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며 말을 이었다.
“원래는 굳이 말하지 않으려고 했어. 우리는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사이니까. 내가 그때 조민서를 구했더라도 너라면 분명 오해라는 걸 알아줬을 거라 믿었거든.”
이마를 맞댄 채, 그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젠 네가 날 잊었으니까, 제대로 설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민서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서. 조씨 집안이랑 우리 집이 예전부터 가까웠고 조민서 할아버지가 우리 할아버지한테 은혜를 입으신 적이 있어. 어릴 땐 정혼 얘기도 있었지. 근데 난 걔한테 한 번도 남녀 간 감정 느껴본 적 없어. 결혼하고 나선 더더욱. 할아버지가 미안한 마음에 걔를 잘 챙기라 해서 그런 거지, 그 이상은 없어. 정말이야.”
나는 피식 웃었다.
“그런 말 누가 믿겠어?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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