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소은하가 하는 말은 하나도 의심되지 않았고 왠지 모르게 그냥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곧장 나를 와인 셀러로 데려갔고 문을 여는 순간 나는 눈이 휘둥그레져 버렸다.
“이건 와인 공방 아니야?”
소은하가 웃으며 말했다.
“너 진짜 다 잊어버렸구나. 그때 너랑 박윤성이 한창 사이좋을 때였어. 걔가 직접 너한테 칵테일 만드는 법을 가르쳐줬고 이 와인 셀러도 네 취향에 맞춰 특별히 설계한 거야.”
그녀의 말은 어딘지 낯설면서도 아득했다.
“우린 사이가 안 좋았던 거 아니었어?”
나는 머리를 문질렀다.
“박윤성 때문에 거의 자살까지 시도했었는데 그런 시절도 있었다고?”
소은하은 눈빛이 잠시 흔들리더니 곧 표정을 다잡고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처음 결혼했을 땐 나쁘지 않았어. 그러다 조민서가 나타나면서 하나둘 다투기 시작했지...”
“사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거야. 처음부터 서로에게 아무 감정 없었으면 애초에 결혼하지도 않았겠지.”
“근데 난 진짜 궁금해. 나랑 박윤성이 왜 결혼한 거야?”
나는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물었다.
“우리 둘은 애초에 접점도 없었잖아.”
내가 박윤성을 짝사랑했던 건 오래전 일이다. 하지만 그땐 감히 다가갈 용기조차 없었다.
다른 수많은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나 같은 평범한 애가 감히 넘볼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게 전부였다.
소은하도 고개를 저었다.
“나도 너희가 어떻게 처음 만났는지는 몰라. 다만 연애할 때부터 결혼을 염두에 뒀는지 너희가 나한테 청첩장을 보내더라고.”
“그랬구나...”
“그냥 박윤성한테 직접 물어보는 건 어때?”
소은하가 조심스레 제안했다.
“그건 절대 안 돼.”
나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그런 걸 물어보면 분명 내가 기억 잃은 걸 눈치챌 거야. 그러면 이혼도 복잡해져.”
“그건 그래...”
소은하도 고개를 끄덕이고는 내 팔짱을 끼고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한번 골라봐. 여기 있는 술 중엔 너랑 박윤성이 함께 만든 것도 많아. 심지어 자체 브랜드도 등록해놨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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