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화
박윤성이 태도를 보였으니 이제 조민서의 의향을 봐야 했다. 옆에 있던 회장 부인 설미정이 손수건을 꽉 부여잡고 웃더니 목에서 에메랄드 목걸이를 뺐다.
“이건 내가 결혼할 때 어머니가 주신 건데 여러 해를 이어오고 있지...”
설미정이 조민서 앞으로 다가가 자애로운 눈빛으로 말했다.
“민서야, 나는 너를 만날 때부터 이 목걸이가 아주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어.”
설미정이 목걸이를 꺼내자 현장이 조용해졌다. 나도 그렇게 예쁜 비취는 처음이라 놀랐다. 조민서의 눈가에 희열이 차오르더니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손사래를 치며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안 돼요. 그렇게 소중한 걸 제가 어떻게 받겠어요.”
조민서가 입을 앙다물었다.
“그리고 이 비취 목걸이는 가격이 어마어마해서 돈이 있어도 못 산다고 들었어요. 사모님들이 그렇게 보고 싶어 했는데도 안 보여주시던 거를 저한테 주시면 어떡해요.”
조민서는 겉으로는 사양하는 척 보였지만 이따금 나를 힐끔거리며 도발하는 것이 마치 내게 들려주려고 그러는 것 같았다. 박윤성이 편들어주고 있으니 설미정도 이렇게 비싼 주얼리를 내놓으며 잘 보이려는 것이다. 그녀는 나를 박윤성의 부인으로 인정하지 않았기에 먼지보다 하찮은 존재로 생각했다.
나는 전혀 겁먹지 않고 눈썹을 추켜세우며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박윤성에게 확신이 선다면 바로 나와 이혼하고 그녀와 결혼하자고 하면 되는데 굳이 이런 꼼수를 부릴 필요가 없었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설미정은 이런 꼼수를 잘 알고 있었기에 조민서가 일부러 사양한다는 걸 알고 웃으며 목걸이를 직접 조민서에게 걸어줬다.
“봐. 얼마나 예쁜지. 이 에메랄드 목걸이는 솔의 눈이라고 하는데 너의 뽀얀 살결과 참으로 잘 어울리는구나.”
설미정은 조민서가 진짜 마음에 드는 듯 감탄했다. 조민서가 빨개진 얼굴로 쑥스럽게 박윤성을 바라봤다.
“오빠, 선물로 받기엔 너무 비싸지 않아?”
박윤성이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가 좋으면 받는 거지.”
조민서는 박윤성의 대답을 듣고 나서야 고개를 끄덕이며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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