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화
조민서는 급히 달려오다가 내가 한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외쳤다.
“지연 씨, 어떻게 할아버지께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요!”
그녀는 다급한 얼굴로 박영훈에게 달려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부축했다.
“할아버지, 괜찮으세요?”
박영훈은 온화한 얼굴로 조민서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
“괜찮다, 걱정하지 마라.”
하지만 박영훈은 곧바로 내 쪽을 매섭게 바라보며 물었다.
“송지연, 도대체 뭘 하려는 거냐?”
“딱히 하고 싶은 건 없어요.”
고인우가 내게 신호를 보냈다.
이미 내가 맡은 역할은 끝났으니 나는 더 이상 두 사람과 더 엮이고 싶지 않았다.
“절 보기 싫으시다니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끝내고 돌아서려는 순간 박영훈은 사람을 시켜 길을 막았다.
“송지연, 도대체 무슨 속셈이야?”
나는 걸음을 멈추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네요.”
“송지연!”
박영훈은 목소리를 한껏 높이며 거의 고함을 질렀다.
“자살 소동을 벌인 이후로 왜 갈수록 제멋대로야! 전에야 조금 부족했어도 최소한 나에 대한 예의는 있었지. 윤성이도 존중해줬고. 근데 지금은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그렇게 날뛰면 윤성이가 마음을 돌릴 것 같아?”
“하나는 확실히 하시죠.”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싸늘한 시선으로 눈앞의 노인을 바라보았다.
“저는 박윤성이 마음을 돌리든 말든 아무 관심 없습니다. 전 이미 마음을 정했거든요.”
조민서는 여전히 그를 부축한 채 걱정 어린 눈길을 보냈다.
‘전에는 왜 굳이 이 집에 들어오려고 발버둥 쳤을까? 그냥 이 세 사람이 조용히 살게 내버려두면 좋았을 것을...’
“박 회장님, 조민서 씨가 그렇게 좋으시면 박윤성의 여동생이 아니라 그냥 며느리로 들이세요. 조민서 씨는 두 손 들고 환영하면서 회장님을 잘 모실 거예요.”
내 말에 박영훈의 얼굴은 잔뜩 굳어졌다.
“너... 너!”
그는 다시 흥분해서 내게 손가락질했지만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
조민서는 도저히 못 보겠다는 듯 그를 달래며 나를 노려보았다.
“송지연 씨, 어떻게 할아버지께 그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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