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4화
심하 그룹 본사.
우상혁이 발 빠르게 수습한 덕분에 단 며칠 만에 회사는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이건 심 회장이 전에 추진하던 프로젝트야. 중도에 멈췄던 건데 계속 진행하실지 결정하셔야 해.”
유영호는 자료를 책상 위에 조심스레 올려두었다.
자료를 펼치자 눈에 들어온 건, 한 대의 전기차 설계도였다.
최근 몇 년간 신에너지 전기차는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분야가 되었다.
많은 기업들이 앞다투어 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심하 그룹 역시 인공지능과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전기차 시장을 노리고 있었다.
그런데 도면 속 차체 외형이 낯설지 않았고 그 순간, 오래된 기억이 심민아의 뇌리를 스쳤다.
그날, 아버지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었다.
“언젠가 젊은 세대가 좋아할 만한 외형에 성능 좋고 가성비도 뛰어난, 거기다 안전성까지 챙긴 전기차를 꼭 만들 거야. 이름도 정했지. ‘꼬마 파이터’ 어때?”
“아빠, 이름 너무 별로예요. 차라리 ‘루키 데빌’ 어때요?”
“꼬마 악마? 하하, 괜찮은데? 그럼 디자인도 골라봐.”
“쇼핑 가야 돼서 시간 없어요. 이거, 이거요.”
그때 그녀는 디자인 도면 중 하나를 아무 생각 없이 고른 것뿐이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진짜로 그 외형을 채택했고 이름도 그녀가 말한 그대로 지었다.
심민아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계속 진행해요. 이 프로젝트는 무조건 완성시켜야 해요.”
이건 단순한 기술 개발이 아니었다.
그건 아버지의 꿈이었고 그녀의 추억이었다.
‘전기차가 출시된다면, 엄마 아빠도 귀국해서 소식 듣고는 분명히 기뻐하실 거야.’
하지만 유영호는 곧 현실을 상기시켰다.
“그렇게 하려면 방성훈이 벌인 일부터 처리해야 할 거야.”
같은 날 저녁, 육해인은 박진호에게 술이나 한잔하자며 연락을 넣었다.
그러나 술자리는 시작도 하기 전에 불청객에 의해 깨졌다.
“박 대표님, 저희 어르신께서 지금 바로 만나고 싶다고 하십니다.”
거절할 여지가 없는 말투였다. 육해인이 저도 모르게 나섰지만 박진호는 그를 말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문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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