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화
반 통 가량의 골수가 추출됐을 때, 정지안은 이미 겁에 질려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수술실은 엉망진창이었다.
정지안은 골수를 뽑히고 공포에 기절한 상태였다.
그녀의 지시를 따랐던 의사는 면허가 취소됐고 한쪽 손도 쓸 수 없게 됐다.
강소라는 온통 정지안이 아까 했던 말만 머릿속에 맴돌았다.
‘성훈 씨가 해외행 비행기 표 세 장을 끊었다고? 심민아를 데려가려는 거라면 남은 한 장은 누구 몫이지? 나랑 서현이 중에?’
방서현이 의식을 되찾자 강소라는 바로 아이를 데리고 정밀 검사를 받았다.
“거부 반응이 없어요. 골수 적합률이 매우 높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식된 양이 너무 적어서 증상 완화는 가능하지만 완치는 어렵습니다. 딸아이를 완전히 치료하려면 골수 이식 수술을 다시 받아야 합니다.”
의사의 말이었다.
수술실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자 강소라는 아직도 심장이 쿵쾅댔다.
심민아가 어떤 사람인지 그녀는 오늘 똑똑히 봤다.
그런 그녀에게 골수 이식 얘기를 다시 꺼낸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원래 같으면 떼를 쓰고 울고불고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방서현은 조용했다.
마치 박수연의 골수 같은 건 전혀 관심 없다는 듯 차분했다.
그 모습에 강소라는 괜히 더 불안해졌다.
그리고 문득, 정지안이 말했던 그 ‘비행기 표 세 장’ 이야기가 다시 떠올랐다.
“서현아, 아빠가 해외 가려고 비행기 표 세 장 끊었다는 얘기 들은 적 있어?”
방서현은 잠시 멍해지더니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는데요? 누가 그런 말 했어요? 그런 일 없어요.”
물론 알고 있었다.
방성훈이 비행기 표 세 장을 예매한 것도, 그 이유도.
그는 직접 방서현에게 말했었다.
심민아 손에 있는 자율주행 기술만 손에 넣으면 자신은 곧 수천 억대의 자산가가 될 거라고.
그때가 되면 자신과 심민아, 그리고 방서현 세 사람이 함께 해외로 떠나 부유한 인생을 살게 될 거라고 했다.
그 인생 속엔 강소라는 없다.
엄마는 버려질 예정이다.
한쪽엔 친엄마, 한쪽엔 부와 명예.
방서현은 당연히 후자를 선택할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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