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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밤, 경안각 VIP 룸. 심민아는 완벽한 미소를 머금은 채 룸에 들어섰다. 하지만 방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는 순간, 그 미소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방성훈은 핼쑥한 얼굴에 땀을 흘리며 앉아 있었다. 평소의 기세등등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지친 눈빛만이 남아 있었다. 그가 어떤 처지에 놓였는지 심민아는 이미 우상혁에게 들은 바 있었다. ‘방성훈과 강소라가 신장 하나씩 도려내졌고, 일주일 뒤에는 남은 장기까지 모두 적출되어 장기 밀매 조직에 팔려나간다던데... 심지어 방서현까지 다크웹의 먹잇감이 될 처지라던데.’ 하지만 심민아는 그가 이렇게 뻔뻔하게 자신을 찾아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방성훈이 급히 몸을 일으켜 그녀를 막아섰다. 너무 급히 움직인 탓에 상처가 벌어졌는지 그는 비명을 삼키며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민아야, 가지 마. 나 정말 할 말이 있어서 그래. 이번이 마지막이야. 이 얘기만 하고 나면 두 번 다시 너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 그의 다급한 목소리에 심민아는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손에 든 가방을 내려놓으며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 방성훈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흐느적거리듯 입을 열었다. “예전에 나는 스스로를 굉장히 특별하다고 생각했어. 너희 같은 금수저들과 달리 나는 내 실력 하나로 모든 걸 이룰 수 있다고 믿었지. 만약 나도 너희처럼 배경이 있었다면 훨씬 더 잘나갈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이번 일을 겪고 나니 깨달았어. 내가 그 정도의 사람이 아니었다는 걸. 지난 6년 동안 넌 나한테 진심이었는데, 나는 그걸 내 자격지심 때문에 매번 모질게도 짓밟았어.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절대 너를 놓치지 않았을 거야. 절대...” 심민아는 더 이상 그의 넋두리를 들을 수 없다는 듯 손을 들어 그를 제지했다. “그만해...” “방성훈, 네가 지금 와서 후회하고 깨달은 게 진심에서 비롯된 거라고 착각하지 마. 단지 내가 네 곁에 없으니까 네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사라졌다는 걸 이제서야 깨달은 것뿐이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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