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196화

전등 불빛 아래, 심민아의 차가운 얼굴이 반쯤 어둠에 잠긴 채 손바닥 위의 결혼반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날카로운 눈매와 창백한 피부가 빛과 그림자 사이에서 아련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그때 박진호가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털며 방으로 들어섰다. 그가 아직 입을 열기도 전에, 심민아가 먼저 고개를 들어 물었다. “여보, 나한테 숨기고 있는 거 있어?” 그녀의 맑고도 차가운 눈동자가 그를 곧게 바라보고 있었다. 붉어진 눈가를 본 순간, 박진호의 심장이 순간 덜컹 내려앉았다.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가슴을 조여왔다. “지금이라도 솔직히 말하면, 난 네 말을 믿어줄게.” 그녀는 그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며 덧붙였다. “쿵... 쾅...” 그 순간, 창밖으로 천둥소리가 울려 퍼졌다. 거센 빗줄기가 창문을 두드리며 습기 찬 냉기를 방 안으로 밀어 넣었다. 문틈 사이로 스며든 차가운 비바람이 온몸을 파고들며 뼛속까지 저릿하게 만들었다. 박진호는 잠시 숨을 멈췄다. 그녀의 차가운 눈빛이 그를 꿰뚫는 듯했고 입안이 바짝 말라왔다. 순간적으로 수많은 변명이 머릿속을 스쳐 갔지만, 결국 그는 한 마디만 내뱉었다. “없어.” 심민아의 눈동자가 천천히 식어가며, 그 안의 마지막 온기가 사라졌다. 그는 분명 그녀에게 진실을 말할 기회를 주었건만, 박진호는 여전히 거짓으로 일관했다. 그녀는 조용히 손에 쥐고 있던 결혼반지를 풀어 그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그 순간, 그녀의 손끝이 그의 피부에 닿았지만, 둘 사이의 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멀어 보였다. 그녀는 천천히 일어나 방을 둘러보며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며칠 회사 일이 바빠서, 심씨 가문에서 지낼게.” 박진호는 그녀가 옷가지와 서류를 정리하는 모습을 그저 무기력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몇 번이나 입술이 떨어질 듯했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그녀가 캐리어를 끌고 나가는 모습을 그저 묵묵히 지켜보았다. 현관문이 열리고, 문밖의 거센 비바람이 스며들 때까지도 그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했다. 밖은 거센 비바람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