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2화
쿵.
휠체어가 걷어차이며 임기훈은 바닥에 나뒹굴었다.
“뭐가 어째? 이 망할 절름발이가 나한테 명령하는 거야?”
황민욱은 싸늘한 눈빛으로 임기훈을 짓밟으며 비웃었다.
“내가 기분 좋아 놀아주니까 진짜 뭐라도 되는 줄 알았어?”
“내일부터 당장 우리 집에서 꺼져. 당신이 벌이는 오누이 권력 싸움 따위 이제 지긋지긋하니까.”
황민욱은 임기훈의 얼굴에서 발을 떼고는 쓰러진 그를 넘어서 여유롭게 방을 나갔다. 임기훈은 바닥에 누워 어둡고 서늘한 눈빛으로 황민욱의 뒷모습을 노려봤고 귀에서는 끊임없이 그가 조롱하며 내뱉은 '절름발이'라는 말이 맴돌았다.
“어머, 이게 무슨 일이니?”
황기연이 술에 잔뜩 취한 채 조카의 방 앞을 지나다가 바닥에 쓰러져 있는 임기훈을 발견했다. 그녀가 서둘러 그를 일으키려 하자 임기훈의 손이 그녀를 붙잡았다.
“누나, 저 오늘 너무 외로워요. 저랑 같이 있어 주면 안 돼요?”
그의 눈엔 눈물이 맺혔고 앳된 얼굴은 처연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황기연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그녀는 오늘 밤, 가장 친한 친구와 크게 싸웠다. 장미희가 그녀에게 퍼부었던 독한 말들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했다.
“황기연, 우리가 어떤 사이인데 너는 그딴 조카 때문에 나를 박 대표한테 찍히게 만든 거야? 정말 대단하네! 내 남편은 감옥에 들어갔고 나도 이제 끝났어. 그러니까 네가 애를 못 낳는 거야. 심보를 곱게 써야지! 너희 집안이 제대로 된 인간이 하나 없으니 대가 끊기는 천벌이나 받지!”
친구의 말을 떠올리며 불쾌하던 차였지만 이런 뜻밖의 즐거움이 찾아올 줄은 몰랐다.
“이상한 소리 하지 마. 난 황민욱의 고모야. 너보다 스무 살이나 많아.”
하지만 그녀도 젊은 남자가 싫을 리가 없었다. 황씨 집안은 아이도 없고 그녀 역시 아이 없이 두 번이나 이혼했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매번 남자 모델들을 불러 즐겼지만 이제 그런 남자들은 질린 참이었다.
황민욱이 임기훈을 처음 데려왔던 날, 그녀 역시 이미 그를 눈여겨보았다. 젊고 잘생긴 데다 휠체어에 앉은 그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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