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0화
방성훈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하수빈이 안지원의 머리에 씌워져 있던 검은 망토를 조심스레 걷어 올리더니, 그녀의 얼굴을 감싸안고 그 흉하게 번진 검은 반점에 입을 맞췄다.
안지원은 얼굴까지 시뻘겋게 달아올라 부끄러움과 동시에 어딘가 미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죄송해요, 도련님.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어요...”
“넌 충분히 잘했어. 이 6년 동안 네 덕분에 박진호와 그 아이들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견디고 있어. 심태호까지 포함해서.”
그 말을 들은 순간 방성훈의 머릿속이 하얘졌다.
‘임무? 6년? 박진호? 심태호?’
그가 알던 퍼즐 조각들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안지원이랑 하수빈은 대체 무슨 관계야? 하수빈이 방금 말한 그 말들은 또 뭐지?’
그 순간 문이 닫히며 안쪽 대화는 점점 멀어져 갔다.
조금이라도 더 들으려던 그는 몸을 낮춰 조심스럽게 문 쪽으로 다가갔다.
거의 문 앞까지 바짝 붙은 순간 왼발이 오른발을 걸어 넘어지며 그대로 문짝에 이마를 세게 부딪쳤다.
“...”
황당한 침묵이 흘렀다.
그는 가끔 스스로도 놀랄 만큼 바보 같아질 때가 있었다.
“누구야?”
안지원이 문을 열었다.
밖엔 아무도 없었다. 다만 한쪽 구석에 외따로 떨어진 신발 한 짝만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을 뿐이었다.
하수빈은 의미심장하게 눈웃음을 지으며 안지원을 바라봤다.
그 눈빛 하나에 안지원은 곧바로 눈치를 챘다.
그녀는 조용히 치맛자락을 걷어 올려 허벅지에 찬 가느다란 초승달 모양의 단검을 뽑아 손에 쥐었다.
검은 망토를 다시 뒤집어쓰고 발소리 없이 그 자리를 빠져나갔다.
...
갑판 끝 바다와 맞닿은 곳.
심민아는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찬 바닷바람이 옷깃을 흔들어도 마음속은 더 묵직했다.
‘당시 네 살밖에 안 됐던 아이가 ‘내’ 손에 깊은 바다로 떨어졌을 때... 얼마나 두렵고 절망스러웠을까.’
그 죄책감에 휩싸인 순간 진동음이 묵직하게 울렸다.
우상혁이었다.
“대장, 18년 전 S급 유괴 사건, 주자철 건에 연루됐던 경찰 전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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