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4화
그 시각, 하수빈의 측근들도 일제히 앞으로 나섰다.
순식간에 박씨 가문과 하수빈 측 사람들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단 한 마디, 작은 동작 하나만으로도 격돌이 벌어질 듯한 기류였다.
바로 그때, 차 안에 있던 심민아가 갑작스레 문을 열고 뛰쳐나왔다.
치맛자락을 한 손으로 움켜쥔 채 그녀는 계단 위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처음 몇 걸음은 너무 높았던 하이힐 때문에 아찔하게 휘청이다가 구두를 그대로 벗어 던졌다.
그녀의 맨발이 맑은 피부 위로 드러난 채 돌계단 위를 거침없이 내디뎠다. 눈빛은 분노와 결기로 이글거렸고 걸음은 점점 더 빨라졌다.
박진호는 눈을 돌릴 새도 없이 익숙한 실루엣이 옆을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심민아는 주저 없이 그의 팔을 끌어당겨 조심스럽지만 단호하게 그를 자기 등 뒤로 감쌌다.
그리고 곧바로 하수빈의 뺨을 두 차례, 망설임 없이 후려쳤다. 손끝에서 울린 소리는 말보다 먼저 그녀의 분노를 대변했다.
예상치 못한 그 소리에 양측 경호원들마저도 일제히 움직임을 멈췄다.
짧은 정적 속에서 하수빈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고개를 들었고 숨을 몰아쉬는 심민아의 얼굴과 마주했다.
심민아는 차갑게 숨을 몰아쉬며, 그를 향해 눈을 부릅뜨고 서 있었다.
“그럼 제 남편은 제가 지켜야겠네요. 하 대표님이 제 남편한테 주먹까지 날렸으니 이 한 대쯤은 아내인 제가 되돌려줘야 공평하지 않겠어요?”
...
[쿠키: 아빠는 늘 곁에 있어]
안녕하세요, 심태호입니다.
이렇게 인사하는 것도 참 오랜만이네요.
손가락을 꼽아보니 제가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6년이 지났더군요.
그렇다고 아주 외롭지만은 않았습니다. 며칠에 한 번씩 우리 사위가 이곳에 와서 제 옆에 앉아 술 한잔 기울이며 아무도 모를 이야기를 나누곤 했거든요.
물론 진호는 제 말을 들을 수 없었겠지만요...
혹시라도 들을 수 있었다면 아마 가장 많이 했을 말은 ‘미안하다’였을 겁니다.
제 욕심 때문에 그 아이가 민아 곁을 오랫동안 떠나 있었고 결국엔 제 몫의 고통까지 대신 짊어진 채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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