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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이렇게까지 자세히 설명했는데 아빠는 왜 아직도 이해를 못 하시는 거지...?’ 박은성은 참을성을 발휘하며 다시 한 번 차분하게 말했다. “왜냐면 그 이웃이 바로 예쁜 이모니까요.” 그 말에 박태진의 눈빛이 순간 멍해졌다. “...뭐라고?” 아이는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 “아빠도 참, 제가 선물 주려고 했던 그 이웃이요. 우리 집 맞은편 별장에 사는 예쁜 이모, 바로 아빠 주치의잖아요.” 박태진의 표정이 순간 진지해지더니 조용히 물었다.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았어?” 아이는 망설이지 않고 솔직히 털어놨다. “전에 한 번 찾아간 적 있어요. 가출했던 그날 말이에요.” 그 말을 들은 박태진은 순간 말문이 막힌 듯 멍해졌고, 옆에 있던 정시훈도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작은 도련님, 지금 하신 말씀... 정말입니까? 맨디 선생님이 그 맞은편 별장에 계신다고요?” 아이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예요. 완전 사실이에요!” 정시훈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이런 일도 다 있네요... 상상도 못 했습니다.” 박태진 역시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은성이가 이 모든 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럼 어제는 왜 말 안 했어?” 박태진이 물었다. 아이는 두 팔을 벌리며 당당하게 말했다. “어제는 몰랐죠. 예쁜 이모가 아빠 주치의라는 건 저도 오늘 처음 알았단 말이에요.” 그 말에 박태진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때 마침 집사가 과일 바구니와 선물 꾸러미를 들고 나타났다. “작은 도련님, 준비 다 됐습니다.” “네! 고마워요, 집사 할아버지.” 아이는 두 눈을 반짝이며 양손으로 과일 바구니와 선물을 품에 안았다. 조금 무거웠지만 얼굴엔 설렘이 가득했다. 하지만 아이가 막 문을 나서려는 순간, 박태진이 조용히 길을 막아섰다. “잠깐.” “왜요?” 아이는 고개를 갸웃하며 아빠를 올려다봤다. 박태진은 차분히 말했다. “지금은 좀 늦었어. 예고도 없이 찾아가면 실례지. 하루 종일 일하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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