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화

‘대체 언제 돌아온 거지?’ 허지유와 양화선이 깜짝 놀라 자리에 굳어 있을 때 허소원은 인상을 팍 찌푸렸고 머릿속에 든 생각은 오직 하나뿐이었다. ‘정말 재수가 없네.’ 허씨 가문 사람들에게 남은 감정 따위는 없었다. 특히 양화선에게는 더더욱 그러했다. 6년 전, 그 일을 뒤로하고 허소원은 양화선을 마지막으로 찾아갔었다. 그때 양화선은 뺨을 때리며 차갑게 말했다. “당장 태진이랑 이혼하고, 그 자리를 지유한테 돌려줘. 안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든 처리할 거야.” 결국 둘은 이혼했고, 허소원은 홀로 세온시에서 직장을 구하려 했지만, 매번 벽에 부딪혔다. 그리고 그 이유는 아주 나중에야 알게 됐다. 성씨 가문으로 돌아가고 조사를 해본 결과 양화선과 허정식이 뒤에서 손을 썼던 것이었다. 그들은 허지유에게 미안하다는 이유 하나로, 마치 허소원이 이 모든 사태의 근원인 것처럼 몰아붙였다. 그리고 덕분에 허소원은 허씨 가문에 남은 정도 뚝 떨어졌다. 성씨 가문은 허씨 가문에게 ‘양육비’처럼 두 개의 프로젝트를 건넸고 허소원은 그날 이후로 허씨 가문과 완전히 선을 그었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다시 마주하다니. 허소원은 굳이 말을 섞고 싶지 않아 무시하고 지나치려 했다. “허소원, 네가 여기에 왜 있어?” 양화선이 왠지 화가 난 얼굴로 물었다. 그 목소리는 룸 안까지 울려 퍼졌고, 안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허소원은 그제야 바로 옆 룸이 박태진 일행이 있던 자리라는 걸 알아차렸다. 익숙한 얼굴을 하나둘 바라보다가 허소원이 다시 무표정으로 대답했다. “제가 여기 있으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나요?” 말투는 싸늘했고 눈빛은 차가웠다. 그래서 양화선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허소원은 허씨 가문에서 쫓겨난 것이지 세온시에서 쫓겨난 것도 아니었으니 이곳에 있으면 안 되는 이유는 존재하지 않았다. 허지유가 빠르게 눈치를 살피다가 웃는 얼굴로 말했다. “진짜 소원 언니 맞아요? 저 방금 착각한 줄 알았잖아요. 언제 돌아왔어요? 그동안 뭐 하고 지냈는데요? 저 진짜 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