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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5년 후. 도심과는 거리가 먼 우렁 마을은 교통이 불편해 발전이 뒤처졌다가 3년 전 우연한 기회에 흐드러지게 핀 꽃밭이 유행을 타면서 여행 성지가 되었다. 유행이 가져다준 건 경제의 비약적인 발전뿐만 아니라 마을을 가득 메운 여행객들이었다. 덕분에 전에는 별로 찾아들지 않던 꽃방도 일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사장님. 해바라기꽃 한 다발 주세요.” 여자는 까만 머리를 대충 묶어 올렸는데 컬이 들어간 앞머리가 자연스럽게 옆으로 흘러내렸다. 주문받은 여자는 동작을 멈추기는커녕 고개도 들지 않고 이렇게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잠시만요.” 어둠이 깃들고 마지막 손님을 보내고 나서야 여자는 비로소 잠깐 휴식할 수 있었다. 기지개를 쭉 켜는데 허리가 여전히 욱신거려 한숨을 길게 내쉬며 창밖을 내다봤다. 하늘을 빨갛게 물들인 석양은 대지를 오렌지빛으로 따듯하게 비춰주고 있었다. 초여름이라 날씨는 아직 시원한 편이었다. 그때 누군가의 두 손이 여자의 허리로 향했고 얇은 옷감을 통해 따듯한 기운이 전해지자 시큰거리던 허리가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다. “이렇게 수고할 필요 없다니까.” 안도혁이 부드럽게 말하며 허리를 주물러줬다. 목소리는 맑고 부드러웠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여자를 향한 걱정이 깃들어 있었다. 여자는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 “나는 지금이 좋아.” 여자가 말했다. 고달프기는 해도 좋아하는 일이고 이 일을 통해 자유와 자신감을 얻었다. 게다가 이제는 수입도 있고 취미도 생겼다. 중요한 건 예전처럼 삶의 중심을 다른 사람으로 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여자는 다름 아닌 진이서였다. 5년 전 이씨 가문을 떠나며 갈아입을 옷 몇 벌과 주민등록증, 여권만 챙겼지 이씨 가문 명의로 된 건 하나도 챙기지 않았다. 단호했지만 다소 무모한 결정은 초라함으로 이어졌다. 가진 돈이 별로 없어 티켓도 겨우 끊을 수 있었다. 진이서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었다. 일찍 부모를 잃었고 기댈 친구마저 없었다. 아주 어릴 적에는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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