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사색에서 빠져나온 진이서는 단호하게 거절하며 카드를 이성범 앞으로 밀어냈다. 그때 가져가지 않은 물건이라면 지금은 더 가질 필요가 없었다.
이성범은 말문이 막혔다. 진이서가 이 정도로 단호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 그렇다고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어 이렇게 캐물었다.
“정말 싫어? 준서가 잘해준 건 아니지만 이제는 잘못을 반성하고 있어. 너만 돌아온다면 준서도 이 감정을 소중히 여길 거야.”
이성범은 돈으로 해결이 안 되자 감정을 들먹이더니 그래도 시름이 놓이지 않는지 한마디 덧붙였다. 다만 그 말은 묘하게 회유의 의미가 느껴졌다.
“나와 돌아간다면 앞으로 이씨 가문이 소유한 모든 것들에 너의 이름을 추가하도록 하지. 유언을 남겨서 두 사람이 재결합하면 시안 그룹의 20% 지분을 양도하겠다고 말이야. 시안 그룹 지분 20%면 이 땅끝 마을에서 꽃방을 운영하는 것보다야 훨씬 좋지 않겠어?”
이성범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시안 그룹은 인천에서도 일등으로 꼽히는 대기업인데 20%의 지분이면 웬만한 회사의 전체 지분보다 훨씬 가치가 높았다. 그러니 이런 땅끝 마을의 꽃방과는 더 비길 것도 없었다.
큰 성의가 담긴 조건이라 다른 사람이 들으면 바로 고개를 끄덕였을지 모른다. 이성범은 이런 조건을 거절할 사람이 없다고 확신했지만 예상과는 달리 진이서는 고개를 저었다. 덤덤한 말투는 거절한 것이 20억이 아니라 100원이 아닌지 의심하게 했다.
“어르신. 그해 저를 보육원에서 데리고 나온 건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르신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거예요. 하지만 어르신. 이씨 가문이 저를 20년 넘게 거둬준 만큼 저도 20년이라는 시간으로 갚았습니다. 이씨 가문을 떠난 날부터 결심했어요. 앞으로는 누군가의 들러리가 아니라 나 자신으로 살겠다고요. 지분도 좋지만 저는 제 자신으로 살고 싶습니다. 여기서 충분히 행복하게 살고 있고요. 준서가 말씀드리지 않았을 수도 있고 다 알고 계시면서 모른 척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 말씀은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어르신. 저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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