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진이서가 다시 강예슬의 소식을 들었을 때는 한 주가 지난 한 오후였다.
놀랍게도 강예슬이 자살했다는 소식이었다. 교도관이 교대하는 틈을 타 연필로 목을 찔렀고 제일 고통스러운 방법임에도 비명 한번 지르지 않았다고 했다.
교대를 마치고 순찰하던 교도관이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확인해 보니 이미 목을 그은 뒤였고 부랴부랴 병원으로 옮겼지만 목숨을 건지지는 못했다.
진이서는 마음이 뒤숭숭했다. 한때는 우쭐거리며 자랑을 늘어놓던 사람이 이런 지경까지 되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안타까운 건 아니었다. 누가 나쁜 짓을 저지르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이런 결말을 맞은 건 다 업보였다. 잘못했으면 벌을 받는 게 마땅했다.
진이서와 안도혁이 인천을 떠나는 날 이준서가 직접 공항으로 배웅을 나왔다. 이준서는 여전히 안도혁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마음가짐은 예전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
“이서야. 전에는 내가 잘못했어. 제멋대로 굴면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건 평생 반성할게. 그래도 큰 잘못으로 이어지지는 않아서 다행이야...”
이준서는 최근 발생했던 일을 떠올리며 씁쓸하게 웃었다.
전에는 좋아하면 무조건 옆에 둬야 한다고 생각했다. 강예슬이 갑자기 이성을 잃고 달려들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도 그렇게 생각했을지 모른다. 다만 그 일이 있고 깨달은 게 있다면 그가 진이서에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불행이라는 것이다.
진이서는 이준서와 함께할 때 한 번도 크게 웃어본 적이 없었다. 그것이 5년 전이든 지금이든 말이다. 게다가 일을 잘못 처리하는 바람에 진이서는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이준서는 아직도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강예슬이 진이서를 향해 칼을 휘두르던 장면이 잊히지 않았다. 심장이 멎을 것 같은 느낌과 함께 숨이 턱 막히면서 진이서를 억지로 옆에 가둔 걸 뼈저리게 후회했다. 한편으로는 진이서를 억지로 데려오지만 않았다면 그런 일을 당할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뒤에 안도혁과 함께 있을 때 행복하게 웃는 진이서를 보고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
진이서의 말이 맞았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