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파문
두 사람은 한창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서 구정한이 집에 돌아왔을 때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는 두 여자의 뒤쪽에 조용히 서서 둘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민지환은 진짜 쓰레기야.”
“이세희도 똑같지 뭐.”
구재이가 주리아와 함께 그렇게 신나게 욕하며 웃고 있는 걸 보자 구정한은 비로소 안도했다.
회사에서 그 기사를 봤을 때, 그는 이 일로 구재이가 상처받을까 걱정돼서 급히 집으로 돌아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태연히 웃고 있는 모습을 보고 나니 괜한 걱정을 했구나 싶었다.
그녀는 이미 민지환을 완전히 내려놓았다.
그렇다면 더 이상 그 남자의 일에 마음 쓸 이유도 없었다.
구정한은 잠시 구재이를 바라보다가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사실 이번 폭로, 즉 이세희의 불륜설을 흘린 장본인은 바로 구정한 자신이었다.
그도 처음에는 망설였다.
하지만 민지환에게 한 번쯤은 뼈저린 교훈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일부러 ‘사실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 정보를 슬쩍 흘린 것이다.
이런 종류의 루머는 굳이 증거가 없어도 되었다.
살짝 여론의 방향을 틀어주기만 하면 그들 스스로 무너질 것이었다.
두 여자가 깔깔대며 떠드는 사이,
주리아는 문득 시선의 끝에서 누군가의 그림자를 느꼈다.
고개를 돌리자 구정한이 바로 그곳에 서 있는 게 보였다.
“헉!”
놀란 주리아는 급히 자세를 고쳐 앉았다.
조금 전까지 느긋하게 다리를 꼬고 누워 있던 모습이 바르게 바뀌었다.
마치 모범생처럼 등을 꼿꼿이 세우고 앉아 괜히 책을 집어 드는 시늉까지 했다.
주리아가 그런 반응을 보일 사람은 세상에 단 한 명뿐이었다. 바로 구재이의 오빠 구정한 말이다.
구재이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오빠, 왔어? 우리 방금 그 인터넷 기사 얘기하고 있었는데, 오빠도 본 거야?”
구정한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봤어. 그 일 내가 한 거야. 혹시... 화나지 않아?”
“화나긴?”
구재이는 눈이 동그래지더니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당연히 화 안 나지! 오히려 속이 다 시원한데?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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