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화 또 같은 말
역시 남매라 그런지 서로 어떤 성격인지 잘 알고 있었다. 오늘 이런 만남이 생긴 건 분명 구한별이 일부러 꾸민 일이었지만 구한별은 정말로 동생을 맞선 보게 하려는 건 아니었다.
구한별은 여동생이 다시는 결혼하지 않기를 바랐다. 이미 한 번의 불행을 겪은 터라 그냥 집에서 조용히 지내는 게 낫다고 생각했으니까.
어차피 집안의 회사는 여동생에게 물려주기로 되어 있었고 형제들 또한 저마다의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었던지라 구재이를 지켜주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그저 하나뿐인 여동생이 행복하길 바랐다.
김대영은 오늘 집을 나설 때 구한별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자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게, 재이 씨 오빠가 무슨 일을 하라고 한 건 아니에요. 그냥 다음 달에 콘서트를 하는데 재이 씨가 꼭 와서 보라고 하더라고요. 이미 재이 씨 자리는 1열로 예약해 놨고... 아마 그날 밤에 재이 씨 신분이 공개될 거예요.”
“그러니까... 재이 씨가 한별이 동생이라는 사실이 세상 사람들에게도 밝혀지는 거죠. 음... 재이 씨도 알다시피 한별이가 지금 어떤지 잘 알잖아요. 내키진 않아도... 이해해줄 거죠?”
비록 데뷔할 때 김대영은 구한별의 사생활은 반드시 지켜주겠다고, 구한별의 여동생이 스포트라이트에 휘말리게 하는 일은 없게 하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3년 전의 그 사건이 3년이 지난 지금도 구한별을 분노케 했던지라 구한별은 이번에 더더욱 구재이가 동생임을 밝혀 자신의 우산 아래 두려는 것이었다.
그 말에 구재이는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어차피 큰일도 아니었다. 언젠가는 자신이 구한별의 동생이라는 것이 드러날 테니까.
“네, 알겠어요. 다른 일은 없어요?”
김대영은 잠시 망설였지만 그대로 구재이에게 미리 알려주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원래 말할 생각은 없었지만 확실히 이미 일어난 일이었으니 말이다.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어요. 어제 아침에 이세희 매니저가 나한테 전화해서 한별이 콘서트 게스트로 초대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거절하긴 했는데 한별이가 승낙해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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