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스캔들

이 문제는 우태현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는 예전에는 구재이가 자신에게 문제가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하지만 막상 돌아와 보니 구재이는 정말로 골치 아픈 존재였다. “이 일은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어쨌든 지금은 구재이 씨랑 직접적인 충돌도 없잖아. 우선은 내 자리를 제대로 잡는 게 먼저야.” 우태현은 곰곰이 생각했다. 만약 구재이를 완전히 적으로 돌려 에반 그룹 전체의 힘을 이용해 자신을 압박한다면 그건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렇게 되면 자신도 결국 우씨 가문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된다. “너는 어때? 자수성가하긴 했지만 네 집안도 꽤 대단했잖아. 구재이랑 한번 맞붙어 볼 생각은 없어?” 우태현은 민지환과 오랫동안 함께 일해왔기에 민지환의 과거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한때 민지환의 집안은 거의 파산 직전이었고 오로지 민지환 혼자의 힘으로 회사를 재건해 냈다. 그리고 나중에는 새로 창업해 다시 정상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민지환은 우태현을 이상하다는 듯 보았다. “난 구재이랑 이혼한 거지, 그렇다고 전쟁을 치르고 싶은 건 아니야.” 그는 굳이 구재이와 경쟁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 바닥이라는 게 원래 그랬다. 오늘의 경쟁자가 내일의 파트너가 되기도 하고 원하는 이익만 맞으면 누구든 친구가 될 수 있다. “나랑 구재이는 지금까지 이해관계에서는 부딪친 적은 없어. 설령 그런 일이 생기더라도 실력으로 이길 수 있다면 그게 전부야.” 민지환의 말에 우태현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이제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민지환은 생각보다 훨씬 더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한편 구재이는 홍선우와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멀찍이 그 모습을 본 민지환은 괜히 가슴이 쓰라렸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제 자신에겐 구재이의 일에 간섭할 자격도 없었다. 구재이가 문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 동안 단 한 번도 그를 돌아보지 않았다. 문 앞에 다다르자 구재이는 낯익은 얼굴 둘을 마주치게 되었다. 한 사람은 이세희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