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뭐라고요, 희수가 열이 난다고요?”
허미경의 다급한 전화 한 통에 온나연은 단숨에 술이 깼다. 그녀는 임창수의 몸을 밀쳐내고 비틀거리며 신발을 찾았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지금 당장 갈게요.”
옷을 제대로 걸치고 현관문을 열려는 순간, 임창수가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심하게 아픈 건가요? 제가 같이 가 드릴까요?”
“아니, 괜찮아. 그냥 여기 얌전히 있어. 나중에 시간 나면 정식으로 직장 구해. 뭐 필요한 거 있을 때 내가 다시 연락할게.”
온나연은 마치 반려동물을 쓰다듬듯 임창수의 잘생긴 얼굴을 한 번 쓸어주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병원으로 가버렸다.
임창수는 텅 비어버린 방에 홀로 서서 차갑게 닫힌 문을 한참 바라보다가 손등으로 자신의 뺨을 한 번 쓸어보았다. 온나연의 온기가 아직 남아있는 것 같아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좋아, 이제 나도 주인이 생긴 거네!’
한 시간 후, 온나연은 이리저리 헤맨 끝에 마침내 여희수가 있는 병원에 도착하게 되었다. 아이는 이미 입원 수속을 마치고 병상에 누워 있었다. 이마에는 링거 바늘이 꽂혀 있었고 작은 얼굴은 열로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눈가에는 아직 울었던 자국이 그대로 남아 보기만 해도 가슴이 아팠다.
“희수야!”
온나연은 간호사의 안내를 받고 급하게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섰지만 병실 안 풍경을 보자마자 그 자리에 멈춰 서고 말았다. 병상에 누워있는 아이의 옆에는 여경민과 허미경, 그리고 양수민이 나란히 서 있었다.
양수민은 아이와 가장 가까운 의자에 앉아 한 손으로는 아이의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아이의 작은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었다.
“희수야, 착하지. 이 주사 다 맞으면 하나도 안 아프게 될 거야. 그럼 이모가 희수를 드라마 촬영장에 데려가서 멋진 영웅들이 휙휙 날아다니는 거 구경시켜 줄게, 어때?”
“네, 좋아요. 꼭 데려가 줘요. 희수는 이모랑 노는 게 제일 좋아요.”
“그럼, 그럼. 약속하자! 도장 찍고 복사 스캔! 꼭 지키기로 하자!”
양수민이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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