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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허미경이 황급히 그녀와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났다. 온나연은 뒤쫓아가 해명이라도 할까 싶었지만 시계를 보니 벌써 10시가 다 되어 그녀는 병원을 나와 택시를 잡아타고 YS 그룹으로 향했다. 어차피 이혼은 기정사실인데 굳이 해명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더는 지지부진하게 끌고 싶지 않았다. 그룹 본사는 경시의 금융 중심지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높이 솟은 빌딩은 그 일대의 상징과도 같았다. 예전부터 YS 그룹은 규모가 큰 대기업이었다. 5년 전, 온나연의 시아버지께서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뒤 여경민이 모든 것을 물려받고 나서부터 그룹의 실적은 날개를 단 듯 치솟았고 이제는 아시아 전체를 통틀어 손꼽히는 선두 기업이 되었다. 사업이 번창하자 여경민은 수많은 여인의 구애를 받는 대상이 되었다. 기혼자라는 사실을 알고 가볍게 다가오는 이들도 있었지만 양수민 같은 파렴치한 부류는 그 마음의 벽을 허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온나연이 지난 세월 동안 그 많은 내연녀들을 상대하며 느낀 감정은 분노와 실망에서 무감각과 방관으로 이어졌고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과정은 장시간의 자기 학대와도 같았다. 그녀가 관계를 붙잡고 놓지 않았던 탓에 모두가 괴롭게 무너졌다. 모두를 위해서 이제는 놓아줄 때가 왔다. “여 대표님 오셨나요?” 온나연은 막힘없이 회사 사옥으로 들어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여경민의 사무실이 있는 층에 도착했다. 그러고는 비서실에 있는 서아정에게 물었다. “아, 사모님. 어떻게 오셨어요?” 서아정은 고개를 숙인 채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다가 온나연의 목소리를 듣고는 도둑질하다 들킨 사람처럼 화들짝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왜 그래요?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놀라네.” 온나연은 서아정의 반응이 몹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해하는 모습은 비서라기보다는 마치 망을 보는 사람 같았다. “아, 아니요. 그냥 갑자기 오셔서 놀랐네요.” 서아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여경민의 사무실을 조심스럽게 곁눈질하며 손바닥을 비볐다. 정말로 긴장하고 어쩔 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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