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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이 지경까지 오고 싶어 할 사람은 없었다. 여경민은 훤칠한 체격을 자랑하며 책상에 기댄 채 살짝 몸을 돌려 달빛이 비치는 통유리창 밖을 바라보았다. 완벽하고 뛰어난 옆모습은 조물주의 정교한 작품이었지만 짙은 우울함이 감돌고 있어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창밖 아래는 그의 세상이었고 그는 건물 꼭대기에 서서 재계에 군림하는 왕이었다. 몇 년간 저 아래 세상을 하나씩 정복해 나갔지만 뒤돌아보니 정작 자신의 가정은 이미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이제 와서 다시 되돌리는 건 아마 불가능하겠지.’ “그래, 이혼해.” 여경민이 돌아서서 온나연을 덤덤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그 아름다운 눈동자엔 더 이상 예전의 냉담함도, 뜨거운 열기도 없었다. 수천번의 갈등을 겪고 사랑도, 증오도 남지 않은 모습이었다. 온나연이 손을 놓았으니 그도 놓아줘야 했다. 사랑이 증오에서 무심함으로 바뀌는 순간 7년간 이어져 온 결혼생활도 막을 내렸다. 온나연은 슬프기도 하고 다소 홀가분하기도 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며 눈물을 참으려 애썼다. 그리고 수정한 이혼 합의서를 꺼내 여경민에게 건넸다. “어젯밤에 재산 분할과 희수 양육권에 관해서 자세한 사항을 조금 더 수정했는데 보고 괜찮으면 서명해요. 이혼 접수는 내가 다시 예약할게요.” 여경민은 원래 자세를 유지한 채 오랫동안 온나연을 묵묵히 바라보더니 마침내 서류를 받아 들고 고개를 숙여 꼼꼼히 읽어 내려갔다. 합의서 내용 속 온나연이 요구한 재산은 극히 적었다. 그녀는 결혼한 해에 장만한 성강 리버뷰 건물 한 채만 요구했을 뿐 주식이나 현금, 기타 중요한 자산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었다. “희수 양육권은 나한테 있지만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만나도 돼.” 무표정한 얼굴로 말하는 여경민은 꼭 사업 계약을 맺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재산 분할 부분을 가리키며 덧붙였다. “여기에 한 줄 더 추가해. 남편이 아내에게 현금 1400억을 지급하기로.” 온나연은 그의 말이 이해되지 않아 의아한 표정으로 여경민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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