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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할머니가 이 녀석 대신 사과하는 의미로 이걸 줄 테니까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줘.” 김희숙이 말을 마치자마자 손목에 차고 있던 큰 금팔찌를 빼서 온나연의 손에 끼워 주었다. 그녀의 손목에 들어가는 순간 소연수와 여소정은 질투에 눈알이 튀어나올 지경이었다. 그 금팔찌는 그들이 오랫동안 탐내던 것인데 지금, 그것도 하필이면 외부인의 손에 넘어갔다. “할머니, 이건 너무 값진 거라 제가 받을 수 없어요.” 온나연도 조금 당황하며 계속 거절했다. 예전 같으면 마음 편히 받을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녀와 여경민이 곧 이혼할 참이라 받기 부끄러웠다. “어머님, 이 팔찌는 여씨 가문의 가보니까 여씨 가문 사람에게 줘야죠. 온나연은 뭐가 됐든 남인데.” 소연수는 자기 딸의 것이어야 할 금팔찌가 온나연의 손에 넘어갈까 봐 결국 참지 못하고 불평하기 시작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내 손자며느리면 우리 여씨 가문 사람이지 왜 남이야.” 김희숙은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온나연이 거절하지 못하도록 힘껏 손을 잡았다. “내 말대로 해. 받아.” 어쩔 수 없이 온나연은 고개를 들어 여경민을 향해 도움을 청했다. 그들의 진짜 사정은 당사자인 둘만이 알고 있었기에 여경민도 이 팔찌를 그녀가 절대 받아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을 터였다! “할머니가 주시는데 받아. 넌 받아도 돼.” 여경민이 옆에서 담담하게 말했다. 온나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여경민을 쳐다보았고 그가 이렇게 말하니 더욱 거절할 수가 없어서 억지로 떠밀리듯 받았다. “그, 그럼 일단 받을게요. 할머니, 감사해요.” “받았으니 이 녀석을 용서한 거야. 앞으로 이 녀석이 다시 너를 괴롭히면 내가 다리를 부러뜨려 버릴게!” 김희숙은 다정하게 온나연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여옥빈의 부축을 받으며 방으로 돌아가 잠자리에 들었다. 여소정 모녀도 원한과 불만을 품은 채 각자 방으로 돌아갔다. 넓고 호화로운 거실에는 여경민과 온나연 둘만 남았다. “드디어 끝났네!” 온나연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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