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화
방 안에서 임창수는 이미 온나연을 부축해 침대에 눕히고 쉬게 했다.
그는 여희수에게 세수와 양치질을 하라고 재촉한 뒤 여희수와 온나연을 한 방에 재우고 자신은 거실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고 조용히 잡지를 펼쳤다.
오늘은 꽤 복잡한 하루였지만 그는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오히려 든든하고 안정적인 기분이 들었다.
예전 같으면 혼자 이런 공간에 있으면 너무 조용해서 외로움을 느꼈겠지만 오늘 밤에는 외로움 대신 따뜻함이 느껴졌다.
생각해 보면 이런 따뜻함은 아마도 자신의 공간에 그를 설레게 하는 사람이 들어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밤이 우연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일상이 되기를 그는 은근히 바랐다.
심지어 그는 여경민을 질투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이런 밤을 자신은 너무나 쉽게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이 그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따르릉.”
방 안에서 프런트 데스크에서 걸려 온 내선 전화가 울렸다.
“무슨 일이야?”
임창수는 잡지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무표정한 얼굴로 전화를 받았다.
“사장님, YS 그룹 여 대표님께서… 사장님과 통화하고 싶어 하시는데 지금 괜찮으세요?”
전화기 너머 프런트 직원은 자신 앞에 우뚝 서 있는 여경민을 힐끗 쳐다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앞에는 용 뒤에는 호랑이’라는 말이 딱 이 상황을 설명할 듯했다. 전화 안팎의 두 사람은 그녀 같은 알바생이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다.
“여경민?”
임창수는 수화기를 들고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순간적으로 승부욕이 발동했다. 입꼬리를 차갑게 올리며 미소 지었다.
“여경민 씨는 지금 어디에 있지?”
“지금 프런트에 있는데 온나연이라는 여자를 찾고 있다고 합니다. 매우 다급해 보이는 모습입니다.”
프런트 직원은 온나연이 지금 그들의 사장 개인 방에 묵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여경민이 눈치챌까 봐 일부러 아무것도 모르는 척했다.
“그러면 여경민 씨에게 전화기를 줘.”
임창수는 곧 ‘간통 현장을 잡힐’ 사람으로서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드디어 이 순간이 왔다는 흥분감에 휩싸였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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