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화
여경민은 이 호텔의 규모가 아무리 크다 해도 그저 작은 호텔일 뿐이고 YS 그룹과 비교하면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애초에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오히려 늘 그래왔듯이 그는 이 호텔 사장이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에게 극진하게 아부하고 친절을 베풀며 여경민을 위해 봉사하고 싶어 안달 난 것으로 생각했다.
“왜 당신에게 알려줘야 하죠?”
임창수는 비웃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나는 여경민이니까. 당신이 불필요한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다면 순순히 협조하는 게 좋을 거예요.”
여경민은 설마 작은 호텔 사장이 자신에게 감히 체면을 구기게 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목소리를 높여 위협감을 가득 담아 말했다.
“공교롭게도 저는 문제를 일으키는 걸 가장 좋아합니다. 여 대표님은 저에게 어떻게 보복할 셈이세요?”
임창수의 말투에는 웃음기가 짙어졌다. 멸시하는 표정이 전화기 너머로도 넘쳐흐르는 듯했다.
“당신!”
여경민은 잠시 말을 잃었다. 그는 아마도‘여경민’이라는 세 글자가 경시에서 이토록 무시당하게 될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일을 크게 벌이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온나연을 찾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심호흡하고 어조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온나연은 내 아내니까. 나는 지금 나연이와 내 딸의 안전을 확인해야 해요.”
“당신의 아내라면 당신이 직접 연락하면 될 텐데 왜 이렇게 떠들썩하게 저를 찾아야 하는 거죠?”
임창수는 일부러 반문했다.
“...”
여경민은 손가락을 꽉 쥐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대답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 알겠어요. 당신의 아내가 당신 몰래 다른 남자와 호텔에 묵으러 와서 당신은 간통 현장을 잡으러 온 거군요?”
임창수는 장난기가 발동한 듯 제멋대로 부채질하며 여경민은 얼마 남지 않은 이성을 자극했다.
“...”
여경민은 주먹을 점점 더 꽉 쥐었지만 끝내 입을 열어 말하지 않았다.
다만 그의 너무나 굳어 버린 얼굴은 마치 지옥 염라대왕처럼 당장이라도 모든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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