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07장
유천호와 두 고대 천교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멍하니 서 있었다.
세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내심 굴욕감이 치밀어 올랐다.
‘아니, 말에게 머리 위를 밟히다니...’
한동안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다.
“크흠, 적염왕이 대단한 거지, 이천후가 잘한 건 아니잖아요?”
유천호가 애써 웃어 보았지만 분위기는 이미 얼어붙을 대로 얼어붙었다.
두 고대 천교는 말없이 씩씩거렸고 얼굴은 숯검댕이처럼 새까매졌다.
“적염왕, 너 진짜 끝내주는구나.”
이천후는 말등을 쓰다듬으며 감탄을 터뜨렸다.
방금 그 하늘을 찌를 듯한 도약은 실로 경이적이었다.
무엇보다 이곳 원중산은 중력이 이미 평소의 50배에 달하는 곳이었다. 그런데도 적염왕은 가볍게 몇 길이나 뛰어올랐다.
진정한 신마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었다.
히이잉...
이때 적염왕이 울음을 길게 뽑았는데 그 소리는 마치 용의 포효소리처럼 깊고 웅장했다.
이천후는 흐뭇하게 웃었다.
그러나 곧 미간을 찌푸렸다.
중력이 점점 무겁게 짓눌러왔고 그는 어쩔 수 없이 만고 금신을 발동했다.
그러자 온몸에 깃든 무거움이 말끔히 사라졌다.
이천후는 다시 적염왕을 바라보며 감탄했다.
이런 신령한 말은 대개 지독히도 오만하다. 하지만 일단 한 사람을 주인으로 받아들이면 평생토록 그를 지켜주고 주인이 죽지 않는 한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이 녀석, 평생 내 곁에 있을 놈이겠군.’
이천후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적염왕의 매끈한 등허리를 쓰다듬었다.
쿵. 쿵. 쿵.
적염왕은 계속해서 땅을 박차며 질주했다.
이제 산 정상까지 남은 거리는 4분의 1 정도인데 아직도 장범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가 제일 먼저 출발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대체 얼마나 빠른 거야? 이러다 순위를 빼앗기는 거 아니야?”
이천후는 주먹을 꽉 쥐었고 조급한 기색이 얼굴에 스쳤다.
그때였다.
히이이잉...
적염왕이 하늘을 향해 길게 울었고 온몸의 비늘이 떨리더니 붉은 기운이 피어올랐다.
그리고 그 기운은 허공에서 거대한 붉은 교룡의 형상을 이루었다.
슉.
그 순간 적염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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