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08장
봉운은 고개를 살짝 기울이더니 봉황 같은 눈망울을 깜빡이며 장난기 어린 눈빛을 밤하늘 아래서 반짝였다.
“황산의 주인님께서는 제 이 옷차림이 마음에 드시나요?”
“마음에 드는 걸 넘어서지요.”
그녀가 일부러 거리를 좁히려는 의도를 드러낸 이상 이천후 또한 굳이 선을 그을 필요는 없었다.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봉운 도우께선 선계의 기운과 고결한 아름다움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비로운 정취까지 풍깁니다. 천궁의 구천 현녀 조각상보다도 생동감 넘칩니다.”
봉운의 귀 아래서 금실 귀걸이가 살짝 흔들리며 빛났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미소를 감추었다. 이천후는 말솜씨 하나는 대단했다.
“눈빛은 맑고 빛나며 피부는 옥처럼 고우니, 말을 꺼내지 않아도 숨결이 난초처럼 향기롭습니다.”
이천후가 그녀 곁으로 성큼 다가서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니!”
봉운은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리며 부끄러움을 감췄다.
한때는 위엄 넘치고 살벌한 결단을 내리던 신녀였건만 지금은 한껏 수줍은 처녀의 모습이다. 이 모습을 부하들이 보았다면 세계관이 산산조각 났을 터였다.
분위기가 충분히 무르익었다 싶었던 이천후는 갑자기 반 발짝 물러서며 공손히 예를 갖췄다.
“봉운 선녀, 부디 절 좀 도와주십시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히던 그녀의 눈빛이 즉시 날카롭게 번뜩였다. 허리에 찬 ‘이화경’에서 붉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왜 그러세요? 설마 감히 황산의 주인님을 해치려 드는 놈이 있단 말입니까?”
“사실은...”
이천후는 주변의 기묘하게 생긴 바위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황산에서 나온 후 줄곧 등골이 오싹하더군요. 누군가 숨어서 지켜보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 정체는 제 신식으로도 감지되지 않을 만큼 교묘했습니다.”
봉운의 손끝에서 불사조의 불꽃으로 이루어진 연꽃이 피어올랐다. 그녀는 무심한 듯 말했다.
“그렇다면 저와 함께 하시지요. 제가 성 안에 세운 천봉대에 잠시 머무르며 새로 얻은 만년 보리차도 맛보시는 게 어떠신지요?”
사실 그녀는 줄곧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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