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27장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된다면 설마 내 권유의 도가 여기서 끊기게 되는 건가?”
계합 성자는 눈빛이 불타오르듯 진지해지며 옆의 동료를 바라봤다.
“천록, 내 말 새겨 들어. 무슨 일을 그리 조심스럽게만 하려 해? 설령 이천후가 천기를 품었다 하더라도 우리가 이천후와 인연을 맺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어...”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천록 성자는 뱀이나 전갈이라도 피하듯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
“당장 그 권유의 도니 뭐니 하는 헛소리 집어치워! 우리가 몇 백 년을 친하게 지냈는데 아직도 나한테 그런 소리를 해?”
그 시각 수백 리 떨어진 곳에서 이천후는 갓 손에 넣은 조화보주의 파편을 꼭 쥐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공간 반지에 봉인하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그는 신식을 퍼뜨려 주변 백 리를 샅샅이 훑으며 마곤 요왕이 따라오지 않았는지를 몇 번이고 확인했다.
그리고 그제야 고목 사이에 몸을 기대며 길게 숨을 내쉬었다. 등에 식은땀이 그대로 있었는데 아까 마곤 요왕이 내뿜은 기세를 떠올리면 등골이 오싹할 수밖에 없었다.
그자는 부대경의 절세요, 혼돈의 보물을 손에 쥔 무상의 요왕이었다.
이천후는 평소 담력이 크기로 소문났지만 그런 존재를 앞에 두고선 등줄기를 식은땀으로 적시지 않을 수 없었다.
애초에 그는 옥석이 함께 깨지더라도 함께 죽을 각오를 하고 있었지만 뜻밖에도 그 밤천고에게서 전해받은 보주가 갑자기 반응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지금 단전을 들여다보니 보주 표면에는 신비롭고 오묘한 기운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조금 전 전투 중 흡수한 강력한 혈기들과 그의 본원을 융합해 어둑한 금빛 무늬로 새기고 있었다.
‘이 보주 속엔 대체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거지?’
이천후는 내공을 들여 기해의 보주를 뚫어지게 들여다봤지만 도무지 실마리를 찾을 수 없었다.
그는 결국 씁쓸한 미소를 머금은 채 신식을 거둬들였다. 만약 이 보주가 없었더라면 아무리 그가 천재라 해도 지금쯤 요왕의 발밑에서 형체도 없이 사라졌을 것이다.
산바람이 숲 끝을 스치고 지나갔다. 이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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