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30장
“이천후, 무슨 생각해?”
이천후가 멍하니 생각에 잠긴 모습을 보고 봉운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아니에요, 별거 아니에요.”
이천후는 봉운을 유심히 살펴보며 말했다.
“근데 본명이 정말 봉운이에요? 솔직히 말해봐요. 저랑 진심으로 친구가 되고 싶다면 가짜 이름으로 속이진 말아야죠. 이미 다 알고 있어요. 기린신자, 용명 신자와 함께 셋이 요역의 신혈이라는 거요.”
봉운은 잠시 당황한 듯했으나 이내 웃으며 말했다.
“눈썰미가 제법이네. 나는 만요산의 제일 성녀 봉무야. 봉운은 그냥 어릴 적 별명이야. 너한테 거짓말한 건 아니지.”
“만요산이요?”
“그래, 만요산은 우리 서부 요역의 성지 중 하나야. 너희 대고역의 일류 세력쯤 되려나? 하지만 우리 요역은 대고역보다 훨씬 넓어. 태허 세계의 서쪽 전역이 전부 우리 요역의 땅이니까.”
봉운이 설명했다.
이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서부 요역은 넓다. 대고역의 열 배가 넘는 땅덩이에다가 태허 세계의 요족들이 전부 모여 있는 중심지니 당연했다.
영토가 넓으면 세력도 많아지는 법. 봉운이 속한 만요산이 일류 세력이라면 여황전보다도 강하다는 말이었다.
“대고역이요? 제가 거기서 왔다는 걸 어떻게 알았어요?”
이천후는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당연히 알지. 이천후라는 이름은 우리 서부 요역에서도 아주 유명하거든. 네가 죽인 적산 전신과 금오 대왕 다 우리 요족의 생령이었잖아?”
봉운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초기 제병이 제 손에 있다는 것도 알고 있겠네요?”
이천후는 의미심장하게 물었다.
“하하하, 당연히 알지. 등천로 위에서 너 이천후가 제병을 얻었다는 걸 모르는 이가 어디 있겠어? 하지만 걱정하지 마. 나는 제병을 탐낼 생각은 없어. 그건 인과가 너무 커. 내 손에 들어온다고 해도 그 무거운 하늘의 인과를 감당할 자신은 없거든.”
봉운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천후는 신념을 뻗어 봉운의 내면을 살폈다. 봉운은 말을 하면서도 마음이 잔잔했고 어떤 감정의 동요도 없었다. 거짓말을 하고 있는 기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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