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17장
벌거벗은 몸으로 떨고 있던 청이는 눈앞에 나타난 남자를 멍하니 바라보았고 피로 물든 손이 살짝 떨렸다.
그토록 그리워하던 얼굴이 뚜렷이 보이는 순간 그녀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매... 맹주님?”
“내가 너무 늦었지.”
이천후는 자신의 구름 문양이 새겨진 외투를 벗어서 떨고 있는 그녀의 몸을 조심스럽게 감싸주었다.
“오빠, 뒤쪽 조심해요!”
이때 우나연의 경고가 들려왔다.
거의 동시에 세 장은 족히 되는 흑신족 노예가 대형 망치를 번쩍 들고 천 근의 힘을 실어 이천후의 등 뒤로 내려찍었다.
공기가 찢어지는 날카로운 폭음과 함께 이천후는 반사적으로 몸을 돌려 곤봉을 가로세웠고 그 순간 제곤 끝에서 흑광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쨍.
대형 망치는 끔찍한 소리와 함께 두 동강이 나더니 파편이 날아가 바위벽에 깊숙이 박혔다.
그러자 강건열의 얼굴이 순식간에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런데 그가 물러서기도 전에 이천후의 주먹이 찬란한 금빛을 품고 휘몰아쳤다.
콰직.
뼈가 산산이 부서지는 소리가 터지며 강건열의 오른팔 전체가 피안개로 증발해버렸고 산산조각 난 백골이 화살처럼 날아가 뒤쪽 돌기둥을 꿰뚫었다.
“으아악!”
강건열은 비명을 토하며 연거푸 여덟 걸음을 물러났고 온몸의 근육이 떨리고 있었다. 그가 그토록 자랑하던 흑신족의 괴력은 눈앞의 청년의 가벼운 주먹 한 방에 산산조각났다.
이천후의 움직임은 너무나도 빨라 잔상이 따라붙을 정도였고 강건열은 오른쪽 어깨가 싸늘해지는 느낌에 퍼뜩 아래를 보았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의 물통처럼 굵은 팔 하나가 통째로 뜯겨나갔다는 걸 깨달았다.
핏줄기가 삼 장 높이로 뿜어져 나왔고 차가운 곤봉 끝이 그의 목젖에 닿았을 때야 그는 자신에게 도망칠 틈조차 없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제... 제발 살려만 주십시오! 제가 소나 말이 되어서라도 섬기겠습니다!”
한쪽 팔만 남은 거한이 퍽 하고 바닥에 무릎을 꿇고 이마를 자갈 위에 내리찍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살기를 뿜던 괴물이 지금은 꼬리를 내린 들개 꼴이었다.
이천후는 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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