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19장
청이는 임시로 머물던 곳에서 부상 치료에 전념했다. 하지만 겨우 상처가 아물고 밖으로 나서자마자 또다시 누군가의 표적이 되고 말았다.
죽느냐 사느냐의 위기 순간 때마침 적산의 고대 천교 황율강이 나타나 그녀를 구해주었고 처음에 청이는 황율강의 도움에 아무런 의심도 품지 않았다. 오히려 은인을 만났다는 마음으로 진심으로 감사해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수많은 젊은 여자들과 함께 좁은 감옥에 갇히게 되면서 그제야 그녀는 깨달았다. 자신도 결국은 만악 성자에게 바쳐질 공물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그러다가 이 운송 행렬이 요심 요새를 지나던 그때 이천후가 뜻밖에 나타나 그녀와 다른 여자들을 구한 것이다.
이천후는 한데 웅크려 있던 여자들을 바라보며 눈썹을 찌푸렸다.
“이 여자들도 전부 같은 처지인 거야?”
“네, 전부 다 만악 성자 측근들이 납치해 온 불쌍한 이들이에요.”
청이의 주먹이 바들바들 떨렸다. 손등엔 힘줄이 불거졌고 검은 철로 된 족쇄에 쓸린 손목은 아직도 피가 맺혀 있었다.
우나연이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다 풀어주죠.”
이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곧 차가운 검광이 번쩍이더니 수십 개에 달하는 쇠사슬과 족쇄가 일제히 끊어졌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고작 몇몇 여자들만 짧게 감사 인사를 하고 서둘러 떠났고 남은 오십여 명의 여성들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이천후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풀어줬는데 왜 다들 안 가고 있는 거예요?”
이천후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때 나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사님, 청이가 내내 대사님에 대해 이야기하더라고요.”
물결치듯 흔들리는 소매가 인상적인 키 크고 우아한 여인이 앞으로 걸어나왔다.
“그 무시무시한 짐승들을 맨몸으로 막아내셨다면서요. 저희 모두 그 이야기를 듣고 대사님을 존경하게 되었어요.”
그녀의 비단 도포 아래로 아직 아물지 않은 채찍 자국이 남아 있었다.
“저희는 다 작은 문파 출신이에요. 등천로 위에선 부평초 같은 신세죠. 어디에도 의지할 곳이 없어요. 그래서 저희는 혹시라도 살아서 도망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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