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44장
이때 서남쪽 전장에서 갑자기 거대한 연꽃 형상의 환영이 피어올랐다. 조민희는 허공에 떠오르며 발밑에 금빛 연꽃을 피워냈고 그녀가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공중에 도의 문양이 떠올랐다.
조금 전까지 창을 높이 치켜들고 있던 선황 성자의 유금창은 그대로 산산조각 났고 그는 백 장이나 뒤로 날아가며 석상 세 개를 연달아 부숴버렸다.
“인간족의 배신자는 모두 죽여 마땅해!”
조민희는 곧장 검황 기문룡을 향해 돌진했다. 그녀의 검은 머리칼이 바람도 없이 뒤로 흩날리고 그녀의 등 뒤로 아홉 겹의 궁궐 환영이 어른거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 위세는 주변에 있던 요장 열댓 명을 한순간에 폭사시킬 만큼이나 강력했다.
그녀의 눈빛에는 원한이 가득했다. 만약 검황 기문룡이 중간에 끼어들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이미 세 명의 신장을 태워 죽였을 것이고 이천후 또한 만악 성자의 목을 베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전세는 완전히 뒤집혔다. 수많은 요족 생령들이 전장에 가세하면서 그들은 완벽한 포위망에 갇혀버렸다.
조민희의 살기는 하늘을 찔렀고 당장이라도 검황 기문룡의 목을 베고 싶었다. 인간이면서 요족을 돕고 동족에게 칼을 겨누다니, 이런 자는 죽여 마땅하다.
한편 이천후는 수많은 시체 위를 밟으며 만악 성자를 향해 돌진 중이었다. 그는 몇 명의 요족을 죽였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그가 지나간 자리는 선혈이 폭포처럼 쏟아졌고 시체가 들판을 뒤덮었다.
“오늘 만악 성자는 반드시 죽을 거야. 나를 가로막는 자는 모두 죽을 줄 알아! 또다시 덤빈다면 이 싸움이 끝난 후 내가 반드시 찾아가겠어!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고 당장 물러나!”
이천후의 포효가 천둥처럼 울려 퍼졌고 그 속에 강력한 정신 공격이 담겨 있었다. 그것은 전장에 모인 수많은 요족 생령들의 혼을 직격했다.
그 포효에 정신이 들며 살의에 눈이 멀었던 많은 요족들이 잠시 멈칫했고 망설임 끝에 전장을 빠져나갔다. 이천후는 너무나도 무시무시했다. 마치 마왕처럼 그가 가는 곳마다 피비린내가 몰아쳤고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 그 살기에 모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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