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67장

사방에서 뜨거운 환호가 터져 나왔고 황촌의 일원이 아닌 극광 성자의 가슴 속에서도 열기가 솟구쳤다. 수만 대군도 지휘관은 바꿀 수 있으나 한 사람의 굳은 뜻은 꺾을 수 없다고 하지 않는가. 눈앞의 이 무리는 설령 천하의 보물인 선금을 내민다 해도 신념을 굽히지 않는 자들이다. 칼날 앞에서도 고개를 들고 우직하게 맞서는 이 황촌이야말로 인간 세상에서 가장 뜨겁고 올곧은 정의가 깃든 곳이 아닐까. 이천후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들과 함께라면 피로 뒤엉킨 새로운 전설을 써 내려갈 수도 있겠다고. 황촌 사람들의 뜻이 하나로 모인 걸 본 이천후는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성요선금은 일단 요광 성자에게 두자. 우리가 전열을 재정비해서 다시 적산을 칠 때 그 보물은 반드시 황촌의 전리품이 될 거야!” “수장 만세! 황촌 필승!” 탁재환은 흥분해서 붉게 상기된 볼로 소리쳤다. 그러고는 고개를 숙인 채 눈치만 살피던 십진계를 들고 일어나 팔을 휘두르더니 그대로 패기 넘치는 주먹질을 퍼부었다. “야, 탁재환. 미쳤냐! 내가 뭘 잘못했다고... 으악, 내 금익 대붕 날개가! 살려줘!” 닭털이 날리며 십진계는 찢어지는 비명으로 몸부림쳤지만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며칠 동안 함께 지내며 모두가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었다. 보기엔 찌질하고 약해 보이는 이놈은 사실 강철보다 단단한 피부와 뼈를 가진 황촌 전용 스트레스 해소용 펀치백이라는 거였다. “이러다 너한테 천벌이 닥칠 거야! 날 이렇게 때리다니, 오늘부로 요족 동맹에 정식으로 고소할 거야. 이건 동물 학대야... 앗, 내 다리! 내 불사조 발톱이 부러지겠어! 탁재환, 넌 평생 내 알 못 먹어!” 닭 울음소리가 점점 더 처절해졌지만 사람들은 벌써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진지한 얼굴로 회의를 이어갔다. 불꽃이 탁탁 튀며 폭력 현장의 배경음으로 제격이었다. “적산 놈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지. 우린 이곳에서 몸을 회복하고 기력을 다시 채워야 해. 부상 있는 자는 상처를 치료하고 수련할 자는 수련하면서... 우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