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87장
이천후는 책상 위 지도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봉무 신녀랑 상의해 봤는데 목적지는 비선성 서북쪽으로 만 리 떨어진 용척 수정 광맥이 좋겠어. 거긴 만요산 쪽 경계야. 내가 그 광맥 깊은 곳에 십방기문진을 펼칠 생각이야.”
“그 진법만 완성되면 황촌의 기운은 완전히 감출 수 있어. 누가 와도 절대 찾아내지 못할 거야.”
안연철은 돌의자 위에 쪼그리고 앉아 손톱을 물어뜯으며 중얼거렸다.
“그런데 너무 가까운 거 아니에요? 비선성이랑 겨우 만 리 차이인데...”
“위험한 건 맞아.”
이천후는 씁쓸하게 웃었다.
“하지만 지금보단 나아. 하늘의 기운도 가릴 수 있던 내 보물이 더 이상 버텨주질 못하거든. 그래서 이제는 수정진에 의지할 수밖에 없어.”
“알겠어요. 그렇게 결정했으면 가야죠!”
안연철은 허벅지를 탁 치며 일어났다. 그러나 이내 몸이 굳어버렸다.
“잠깐만요... 황촌은 도기잖아요? 이사 가려면 마을을 손바닥만큼 줄여야 되는데. 그럼 우리 수백 명 전부 야외에서 자야 하는 거예요?”
“자유신장을 쓰면 돼.”
이천후는 이미 다 계산해둔 듯 침착하게 말했다.
“모두 신장 공간으로 들어가고 난 마지막으로 보물을 써서 위장해 날이 어두운 틈을 타 바로 수정 광맥으로 갈게.”
“알겠습니다!”
안연철은 당장 사람들을 부르려다가 문득 주위를 살폈다. 그리고 들려오는 것은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코골이 소리.
달빛 아래 마을 사람들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자고 있었고 심지어 처마 위에도 몇 명이 웅크린 채 곤히 잠들어 있었다.
이천후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냥 바로 옮기자. 보후주 마시고 저 지경이 되었으니 벼락을 맞아도 안 깰 거야.”
반 시간이 지나자 황촌의 삼백여 명 전원이 자유신장 안으로 들어갔다.
안연철이 손가락으로 비결을 그리며 주문을 외우자 거대한 황촌은 손바닥만 한 크기로 줄어들더니 그의 옷깃 안쪽 주머니에 조심스레 들어갔다.
이런 공간 도기는 정말 신묘했다. 펼치면 하나의 세계가 되고 줄이면 휴대할 수 있는 물건 크기로 작아진다.
태허 세계의 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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