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22장
아마도 소지한 같은 인물이 되어야만 비로소 그 문맥의 실마리를 엿보고 그 속에 숨겨진 현묘한 이치를 온전히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천후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는 듯 아닌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 미묘한 미소는 도무 성자의 눈엔 구천의 한기보다 더 살을 에는 비수처럼 느껴졌다.
“그렇다면 주천의를 내놔.”
“너한테 줄 수는 있지만... 대신 내 목숨은 살려주겠다고 약속해!”
그런데 이천후가 대답하기도 전에 김치형이 성큼 앞으로 나섰다.
“닥쳐! 넌 내 전리품이야. 네가 죽고 사는 건 내 뜻에 달려 있어. 저 사람한테 봐달라고 구걸해봤자 소용없어!”
퍽.
맑고 시원한 소리와 함께 이천후의 손이 김치형의 뒤통수를 정확히 가격했고 힘은 세지 않았지만 그 안에 거역할 수 없는 위엄이 담겨 있었다.
이천후는 얼굴을 굳히고 진지하게 말했다.
“이 싹수없는 자식, 예의는 어디 팔아먹었냐! 얼른 삼촌이라고 불러. 한 번만 더 버릇없이 굴면 다시 사랑의 매를 맛보게 해줄 거야!”
갑작스러운 훈육에 현장의 살벌한 분위기가 잠시 누그러졌다.
김치형은 뒤통수를 문지르며 눈에 불을 켜고 있었지만 그 분노의 방향은 이천후가 아니라 여전히 도무 성자에게 향해 있었다.
“오늘 이 마족 잡종은 반드시 죽어야 해. 우리 화족의 원한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아. 그 누구든 오늘 절대로 이놈을 살려 보낼 수 없어.”
“도... 도대체 너희 둘 중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하는 거야!”
도무 성자는 이 기괴한 분위기에 미쳐버릴 듯 소리쳤다.
“당연히 내 말을 들어야지.”
이천후는 손을 거둬들였고 시선이 다시 도무 성자에게로 향했다.
“헛된 기대는 이제 버려. 확실하게 말해두는데 네가 주천의를 내놔도 죽고 안 내놓으면 더 고통스럽게 죽을 거야. 차이는 고통뿐이야.”
“황촌과 지존연맹의 대립은 이미 돌이킬 수 없고 반드시 한쪽은 죽어야 해. 그러니 너를 풀어주는 건 호랑이를 다시 산에 풀어 놓는 짓이지.”
이천후는 말하면서 냉소했다.
“멍청한 적산 놈들에게 물어봐. 전에 그들이 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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