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30장
흑마전은 전신이 칠흑 같았다. 마치 응고된 밤빛으로 빚어낸 조각처럼 어둡고 거대하게 솟아올라 서늘하고 무겁고 빛마저 집어삼킬 듯한 섬뜩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이 웅장한 전각 자체가 실은 하나의 고대 마기인데 오래전에 만들어진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강대한 마물의 도구가 그대로 궁전의 형상을 띤 것이다.
흑마산에서 태어난 천교들은 거의 예외 없이 마공을 수련했는데 이는 단순히 선택의 결과가 아니라 그들이 가진 피와 뿌리에서 비롯된 당연한 귀결이었다.
태허 세계의 십대 절대 금지구역 중 흑마산은 가장 이질적이고 특이한 존재로 손꼽힌다. 그곳이 두려움을 주는 이유는 가파른 지형이나 죽음을 부르는 금제 때문이 아니었고 또한 흉수나 이종 마수들이 우글거리기 때문도 아니었다.
그 이름을 들은 자가 두려움에 떠는 진짜 이유는 그곳은이 마족의 본거지였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끝없는 어둠과 혼란이 소용돌이치는 심연의 마굴, 수많은 마물이 모여드는 저승의 구덩이였다.
수십만 년 전에 하늘을 가르듯 등장한 인류의 대제 현원 대제는 인류 강자들을 이끌고 온 우주 모든 차원에 흩어져 있던 마족의 잔당을 상대로 대대적인 숙청에 나섰다.
그 전쟁으로 별들이 피에 물들고 마역은 산산이 부서졌으며 마족에게는 말 그대로 세상의 종말이었다. 무수한 마족들이 현원 대제의 신위 앞에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쓰러졌고 도망칠 길조차 찾지 못한 채 개처럼 쫓기며 몰락해 갔다.
그런데 지금의 흑마산은 사실 먼 옛날 ‘선청경’이라 불리던 곳이었다. 영기 가득하고 신령이 깃든 ‘무릉도원’이었으며 한때는 수많은 선인들이 꿈꾸던 이상향이었다.
하지만 그 아름다웠던 복지에서 현원 대제는 결코 잊지 못할 고통스러운 사건을 겪었다.
그 기억이 너무 깊고 너무 아파서 결국 그는 이렇게 맹세했다.
“내 생이 다하도록 다시는 이 땅을 밟지 않겠다.”
그 천제의 맹세는 뜻밖에도 마족에게 마지막 희망이 되어주었고 몰락한 마족의 잔당들이 너도나도 선청경으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세력을 키워 다시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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