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29장
김치형은 입을 벌렸다가 한 마디도 꺼내지 못한 채 다시 입을 꾹 다물었다.
‘규천사’ 이 세 글자 앞에서 그 어떤 의심도 한순간에 연기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주천의를 손에 쥘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물은 규천사 외에 누가 있을 수 있겠는가?
그는 한참을 버둥거리다가 겨우 이를 갈며 투덜댔다.
“이거야 원, 귀신 씨나락 까먹을 소리네. 전설 속 규천사가 하필 너 같은 놈이랑 친구라니, 정말 사람 보는 눈이 없네!”
“너 이 자식, 요즘 안 패줬더니 기어오르는구나? 몸이 간질거려서 못 참겠어. 이리 와!”
이천후는 팔을 걷어붙이며 당장이라도 뛰어들 기세였다.
“간만에 근육 좀 풀어볼까? 너에게 피 좀 보게 해줄게!”
“야야야! 잠깐만!”
김치형은 번개같이 몸을 빼며 뒷걸음질 쳤다.
“지금은 내가 못 이기니까 조용히 있을게! 입 닫을게, 됐지?”
“스읍!”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연씨 가문의 세 자매는 동시에 숨을 들이켰다.
도무 성자를 자폭으로 몰아넣은 괴물 같은 남자 김치형이 자신의 입으로 직접 이천후를 못 이긴다고 말하다니, 그렇다면 지금의 이천후는 도대체 얼마나 강해진 거란 말인가?
김치형은 순간 움찔한 자신의 모습에 조금 자존심이 상했는지 눈알을 휙 굴리더니 다시 고개를 빳빳이 세우며 거칠게 말했다.
“오늘은 내가 졌다 쳐. 하지만 너무 우쭐대지 마! 나중에 네가 말한 황촌이란 데 가면 거기 사람들을 줄 세워놓고 내가 한 놈씩 모조리 패줄 거야!”
“오호라?”
이천후는 웃으며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할 수만 있다면 마음껏 패 봐. 나야 뭐, 말릴 이유가 없으니까 응원해 줄게. 힘내!”
그 순간 이천후의 뇌리 속에 황촌의 인간 병기들이 스쳐 지나갔다. 쌈박질을 한다면 지구 끝까지 적을 쫓아갈 베테랑 악당 탁재환네 패거리는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편이고 살 떨릴 정도로 독한 손버릇을 가진 황촌의 짬밥 괴물들이다.
그리고 겉보기엔 청초하고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속은 시커먼 조민희는 사람을 팔아먹고도 오히려 상대를 자신에게 고마워하게 만드는 마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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