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23장

지금 이 순간 용문 보물 광맥 인근에 은밀히 숨어 있는 것은 이천후 일행만이 아니었고 그곳에는 천마대군 또한 잠복해 있었다. 천마대군의 전원이 하나의 허공 비보 속에 은거하고 있었다. 그 비보의 이름은 바로 ‘창화마련’인데 고대부터 이름만으로도 천하를 위협하던 신비한 보물이었다. 그 형상은 마치 피어날 듯 움튼 거대한 흑련이고 전신은 빛조차 삼킬 듯한 심연 같은 흑광으로 덮여 있었으며 짙게 깔린 마기는 외부로 흘러나가지 않고 연꽃잎 표면을 기어 다니듯 흐르며 생명체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그 마기는 정밀하게 짜인 순환력을 이루어 안팎의 기운과 모든 탐지를 완벽히 차단하고 있었다. 창화마련은 바로 고대의 패역한 존재 현명 마신이 천하를 주유할 때 동행하던 천하 제일의 마보였다. 또한 자유신장과 나란히 만계에서 손꼽히는 원시 영보로 분류되며 우주적 격을 자랑하는 신물이었다. 지금 이 고대의 마련 내부 공간에 펼쳐진 광경은 실로 경악할 만한 것이었다. 그 안은 끝이 보이지 않는 마운의 세계 끓어오르고 뒤엉키는 마운이 대지와 하늘을 형성하고 있으며 그 안에 억압감마저 느껴지는 암흑의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그 중심에는 흑색으로 치솟은 마성 하나가 광대한 마기 위에 떠올라 있는데 산처럼 우뚝 솟은 그 성채는 절대적인 위압감을 내뿜으며 공간 전체를 억눌렀다. 마성 안은 말 그대로 마영으로 가득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마족이었고 형태가 기괴하고 뿔과 골절이 솟은 마병, 몸이 흐릿하고 눈구멍에서 혼백의 불꽃이 일렁이는 영마, 등에 뼈로 된 날개를 달고 마검을 쥔 채 허공을 누비는 비천야차까지, 천로에서 오랜 세월 동안 숨죽여 살아남은 천마의 정예 병력은 거의 모두가 출동한 듯했고 그 수는 무려 수십만에 달하고 있었다. 이 마해 속 몇몇 기운은 유독 강렬하게 솟아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이천후와 직접 충돌하고, 만요산의 음모를 꾀했던 그 악명 높은 존재 동유허 대마왕이었다. 동유허 주위에는 또 다른 네 명의 강대한 마왕들이 함께 있었고 하나같이 도도한 살기를 뿜어내며 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