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88장
우두둑.
뼈가 산산이 부서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시천마군의 가슴팍이 단숨에 함몰되며 무너져 내렸다.
원래부터 허상처럼 희미하던 그의 마신은 온몸에 거미줄 같은 균열이 퍼지며 금방이라도 완전히 무너져 증발할 듯 위태롭게 흔들렸다.
“끄아아!”
잔혹하게 부서진 마신이 허공을 뒹굴며 시천마군은 참기 힘든 고통의 울부짖음을 터뜨렸다.
삼백 년의 수명을 태워 만든 천성광마단을 집어삼켜서 손에 넣은 힘이었다. 그 힘으로 적을 깔아뭉개리라 생각했건만 돌아온 것은 신화가 잘리고 도기마저 부서지는, 말 그대로 파멸에 가까운 결과였다.
경계는 눈 깜짝할 사이에 무너지듯 떨어졌고 그는 이제 막 신화경 밖으로 추락하기 직전의 절벽 끝에 간신히 매달려 있었다.
참담함, 억울함, 그리고 참을 수 없는 굴욕감이 그의 심장을 뒤틀리게 했다.
시천마군은 한낱 부대경에 불과한 인간 하나와 이름도 모르는 수컷 짐승에게 몰려 이렇게까지 몰락했다. 그가 그동안 아껴두었던 모든 비책과 수단을 다 써도 돌아온 것은 절망뿐이었다.
시천마군은 비틀거리던 몸을 억지로 추슬렀고 이제는 생기마저 가신 마안이 먼 곳의 적을 날카롭게 꿰뚫었다. 그 눈은 천후와 금빛 새끼 사자 두 존재를 향해 미친 듯이 분노와 원한을 토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최후의 분노를 담아 목소리를 터뜨렸다.
“모든 마군들에게 명한다! 마계점을 포기하고 지금 당장 죽을 각오로 전진하여 저 천족 놈들과 그 짐승들을 씨도 남기지 말고 갈아버려라! 그리고 인간 놈들의 피와 살, 혼을 내 앞에 바쳐라! 내 잃어버린 수명과 도기를 위해 제물로 바치란 말이다!”
그 외침은 더는 남지 않은 시천마군의 의지와 무한한 원한이 뒤엉킨 절규였고 그것은 전염병처럼 번져 전장을 감싸고 있던 마기 속으로 파고들며 전장을 뒤엎었다.
쾅쾅쾅...
곧바로 마계점을 향해 검은 파도처럼 몰려가던 천마대군이 그 외침에 반응하듯 일제히 멈춰섰다.
그리고 그다음 순간 수십만의 붉게 이글거리는 마안이 일제히 회전하며 전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들이 바라보는 곳엔 이천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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