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86장
“하하...”
이천후는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황보재혁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동자엔 웃음기가 담겨 있었지만 그 속에 번뜩이는 날카로움은 마치 벼린 칼날처럼 차갑고 위협적이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냉정했다.
“우리 관계가 그 정도로 가까운 줄은 몰랐군. 내가 아는 건 네 이름이 황보재혁이라는 것 하나뿐이야. 그 외엔 아무것도 몰라. 그런 네가 이렇게 순순히 투항했다? 그게 진심에서 우러나온 귀순인지, 단지 살기 위한 임시방편인지, 아니면 또 다른 속셈이 있는 건지 어떻게 증명할 수 있지?”
황보재혁의 속이 쪼그라드는 듯 긴장감이 몰려들었다. 자신의 연기가 아직 이천후의 완전한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걸 그는 단박에 눈치챘다.
“저는 대사님을 속이려는 마음이 추호도 없습니다!”
그는 즉시 고개를 숙여 절하며 외쳤다.
“만약 이 말에 거짓이 있다면 하늘에서 만뢰가 쏟아져 제 심장을 찢고 제 혼이 산산조각 나 흩어지는 고통을 감수하겠습니다! 필요하다면 천도를 걸고 맹세하겠습니다! 하늘과 땅이 증인이 될 것입니다!”
“맹세?”
이천후는 코웃음을 쳤다.
“천도란 것은 아득하고 허망하며 맹세하는 건 결국 입만 아플 뿐이지. 사람의 마음이란 건 하루에도 열두 번 변해. 말뿐인 약속으로는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아.”
그는 한 걸음 앞으로 다가서며 고개를 숙이고 무릎 꿇은 황보재혁을 매섭게 내려다봤다.
“정말로 귀순하고자 한다면 직접 보여줘.”
그는 오른손을 천천히 들어 올리며 말을 이었다.
“지금 너의 심신을 열어. 거스름 없이, 단 한 점의 저항도 없이 완전히 말이야.”
이천후의 다섯 손가락이 펼쳐지는 순간 형언할 수 없는 정신적 위압이 공간을 뒤덮었고 마치 날이 선 칼날이 공기를 가르며 퍼져나가는 듯 등줄기를 타고 서늘한 한기가 흘렀다.
“내가 시전할 비술의 이름은 만념화신이야. 내 정신력의 한 가닥을 너의 혼백에 감아 낙인처럼 새길 거야. 그 순간부터 네가 무슨 생각을 하든 난 곧바로 감지할 수 있어.”
그는 말을 끊지 않고 더 깊은 한 마디를 던졌다.
“그리고 더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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