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24장
이천후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다시 천천히 내쉬었다. 몇 차례 호흡을 고르자 바깥의 모든 소란과 잡념이 말끔히 사라지고 그의 마음은 고요한 거울처럼 맑아져 파문 하나 일지 않았다.
곧 그는 현묘하고도 깊은 수련의 경지에 들어섰고 그 존재는 발밑의 대지와 사방에 둘린 정밀한 수정 진법, 나아가 이 공간을 가득 채운 초목의 영기와 하나가 된 듯 어우러졌다.
이어 마음을 살짝 움직이자 잠잠하던 목황공이 몸속에서 우레처럼 돌기 시작했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생명력의 위대한 힘이 단전의 기해에서 솟구쳐 오르며 그의 온몸을 감쌌다.
이천후는 두 손을 천천히 들어 올리고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한 뒤 가만히 열 그루의 혈영과수를 향해 내리누르듯 펼쳤다.
손끝에서 아련한 빛이 흘러내리더니 곧 십 갈래로 갈라진 목황 영기의 정수, 옥빛처럼 맑고 온화하며 생명을 머금은 기류가 또렷이 형상을 이루어 흘러내렸다.
그 영기의 세밀한 흐름은 마치 살아 있는 촉수처럼 움직이며 이천후가 미세한 의지로 정밀하게 조율하는 가운데 조심스럽게 각각의 과수 뿌리로 스며들어갔다.
찰나의 순간 열 그루의 보배로운 나무들은 마치 깊은 잠에서 갑자기 깨어난 거대한 짐승처럼 가지와 잎사귀를 함께 떨며 기쁨의 울림을 내뿜었다.
그것은 성지에서 억지로 힘을 끌어올렸던 격렬한 흔들림이 아니었다. 오히려 생명의 본능에서 우러나온 이루 말할 수 없이 편안하고 충만한 공명에 가까웠다.
만물에는 영이 깃든다. 하물며 천지의 정수를 머금고 태어난 이 이보에 있어서야 말해 무엇이랴. 이천후는 그 울림에 마음을 이어 열 그루 과수의 심장부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를 분명히 들었다. 그것은 순수한 기쁨과 끝없는 탐욕이었다.
사막을 헤매던 나그네가 갑자기 생명의 샘을 발견한 듯 혈영과수들은 미친 듯이 거의 자제할 겨를도 없이 이 세상에서 가장 완전한 나무 속성의 근원 힘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목황 영기의 한 줄기 한 줄기 모두가 탐욕스레 움켜쥐어져 나무의 모든 결과 결에 스며들었다.
본디 영근과 보약을 기르는 일은 물이 바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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