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45장
“형님, 계속 기다리실 겁니까? 그 이씨 놈은 거북이처럼 고개도 못 들고 나오지 않습니까? 분명 겁을 집어먹은 겁니다. 제 생각엔 차라리 저 귀찮은 오도탑 안으로 쳐들어가 버립시다!”
“만요산의 졸개들을 모조리 죽여 없애고 닭이든 개든 하나도 남기지 맙시다! 제가 보기에 그 이천후란 놈이 평생 껍질 속에 숨어 살 수는 없을 겁니다!”
“어리석은 놈! 닥쳐라!”
황금 신연 안의 서태극이 말하기도 전에 옆에 있는 심해 현옥으로 빚어진 수레 위에 앉아 있던 둘째 황자 서민국이 먼저 싸늘한 목소리로 꾸짖었다.
“쳐들어가자고? 흥, 네놈은 목숨이 너무 길어 심심한 것이냐? 아니면 아예 형제들을 끌어들여 함께 무덤으로 들어가고 싶은 것이냐?”
그는 손가락으로 아래쪽을 가리켰다. 거기엔 도운의 기운을 웅장히 뿜어내는 거대한 구궁오도탑이 우뚝 서 있었다. 그리고 서태극의 말투엔 차가운 경고가 실려 있었다.
“네 눈으로 똑똑히 보아라! 저건 만요산의 국운을 짓누르는 왕품 도기다! 네 후원 정원 놀이터가 아니라고!”
“왕품 도기라는 게 뭔지 아느냐? 그건 탑 속에 독자적인 세계가 존재한다는 뜻이니, 그 넓이는 도성 못지않다. 게다가 그 심장부에는 무려 육백육십육 좌의 대도 신진이 겹겹이 얽혀 있다. 하나하나가 산을 태우고 바다를 끓이며 천지를 전도할 위력을 품은 것들이다!”
“지금 이 병력으로 공격하자고? 그럼 들어가는 족족 개죽음일 뿐이다! 만약 탑 내부의 신진이 전력으로 발동되면 네놈이 가진 이 괴력 따위는 말할 것도 없고 큰형님께서 친히 나서신다고 해도 탈피하지 않고선 버텨내기 힘들 것이다! 죽고 싶으면 네놈 혼자 저 탑문을 향해 달려가라! 아무도 말리지 않을 거다. 하지만 우릴 끌어들여 함께 뒈지게 만들 생각은 버려라!”
서민국의 가차 없는 꾸짖음에 서준걸은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고 목줄기에는 핏줄이 울컥거렸다. 전투도끼를 움켜쥔 손가락마저 덜덜 떨리며 소리가 날 지경이었지만 반박할 말 한 마디 꺼내지 못했다.
비록 성격이 급하고 무모하지만 왕품 도기의 공포는 그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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