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46장
다음 순간.
히이이잉...
천공을 찢어발기는 듯한 굉음과 함께 신마 기린이 나타났다. 용의 머리에 말의 몸, 온몸이 하늘을 태워버릴 듯한 신염에 잠긴 그 신수는 마치 태고의 전쟁신이 타고 온 신좌와도 같아 시공을 가르며 금빛 대로를 따라 굉장히 내려왔다.
허공을 밟는 네 발굽이 떨어질 때마다 눈에 보일 만큼 끔찍한 파문이 사방으로 번져나가 대요의 대군에서 피어오른 살기를 강제로 밀어내 버렸다.
“이천후다!”
단 네 글자가 마치 끓어오르는 기름 위에 불씨가 떨어진 듯 일순간에 대치하던 전장을 뜨겁게 달궜다.
황실의 세 황자만이 아니라 주위를 둘러싼 수많은 강자들까지도 심장이 요동치며 숨을 삼켰다. 불길을 타고 내달리는 저 기개와 기린의 위풍당당한 자태는 이미 황촌의 주인을 상징하는 유일무이한 표식이었기 때문이다.
기린의 머리 위에 서 있는 이천후는 손을 뒤로 한 채 현의로 된 긴옷자락을 바람에 흩날리며 눈빛은 번개처럼 번뜩였다. 그의 시선이 아래 검게 물든 군진과 공중에 높이 매달린 황금 신연을 훑고 지나가는 순간 억누르기 힘든 분노가 가슴 속에서 천둥처럼 울부짖었다.
그는 일체의 인사도 없이 곧장 마치 구천의 신뢰가 폭발하듯 천지를 울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서태극, 네놈이 나 이천후와 붙겠다면 천하 어디라도 상관없지 않아? 그런데 왜 감히 내 동료의 산문을 가로막고 만요산의 동도들을 포위해?”
“대요 황실이라면 당당해야 마땅할 텐데 네놈들의 행태는 거칠고 불합리하며 천박하기 그지없어! 왕실의 기개라곤 털끝만큼도 없구나! 사방을 약탈하며 산에 깃들어 날뛰는 도적 무리와 뭐가 다르냐? 더럽기 짝이 없네!”
그 분노의 꾸짖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 손바닥이 되어 대요 황실의 위세 드높은 군진 위를 후려치는 것과 같았다.
수많은 전사들이 분노에 치를 떨었지만 이천후와 기린이 뿜어내는 하늘을 찌를 듯한 위세 앞에 차마 입을 열어 항의하지 못했다.
황금 신연 곁에서 봉무 신녀의 눈부신 얼굴에는 오히려 안도감이 깃든 환한 미소가 피어났다. 그녀는 기린 위에 선 이천후를 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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