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47장
그러나 그 뜨거운 상봉의 순간은 순식간에 셋째 황자 서준걸의 천지를 뒤흔드는 포효로 깨져버렸다.
“이천후, 이 개 같은 자식! 똑똑히 들어라! 지금 당장 즉시 내 누이를 풀어주지 않으면 내가 네놈의 뼈를 갈아 재로 뿌리고 시체조차 남기지 않겠다!”
그의 전신에서 살기가 해일처럼 폭발하며 손에 쥔 전투도끼가 번개처럼 이천후를 겨누었다.
하지만 서준걸의 포효에도 불구하고 이천후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오직 황금 신연 속 자신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단 한 사람에게만 향해 있었다.
바로 대요 황실의 장자 서태극.
“이천후, 네놈이 감히 날 모욕하다니!”
서준걸은 난생처음 겪는 치욕에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스스로가 꼭 우스꽝스러운 광대로 전락한 것 같았다. 억눌러온 분노와 수치가 한순간에 무너져내리며 그의 이성이 폭발음과 함께 불길 속에 삼켜졌다.
화르르르...
그의 몸을 뒤덮은 불꽃이 수장 높이 치솟으며 폭발하듯 일어나자 그는 인간 불기둥으로 변했고 손에 쥔 거대한 전투도끼가 윙윙 울리며 금방이라도 이천후를 향해 날아가 그 몸을 두 동강 낼 듯이 흔들렸다.
“셋째야! 멈춰라!”
바로 그 순간 마치 강철 집게처럼 단단한 손이 그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바로 차남 서민국이었다.
서민국의 얼굴은 먹구름처럼 칠흑같이 어두웠고 눈에 이천후에 대한 원한이 활활 타올랐다. 그러나 그 속에는 분노를 짓누른 잔혹할 만큼 냉철한 이성이 빛나고 있었다. 그는 미쳐 날뛰려는 아우를 노려보며 이를 갈듯 차갑게 말했다.
“움직이지 마라! 죽고 싶으냐? 너 같은 걸 열 명 묶어 내던진다고 해도 저자 앞에선 죽음밖에 기다리지 않는다!”
그 또한 누구보다 이천후를 증오했다. 그러나 동시에 누구보다 이천후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존재인지 알고 있었다. 서준걸이 덤빈다면 그 결과는 이천후의 전공에 한 줄을 더 보태주는 것에 지나지 않을 터였다.
“이 일은 큰형님께 맡겨라.”
서민국은 치를 떨며 마치 이를 악문 틈에서 핏물이 새듯 말끝을 짜내었다.
황금 신연 안에서 이천후의 준엄한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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