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50장
사방은 이미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고요했다. 팽팽히 당겨진 살기 어린 긴장감에 압도된 모든 생명들이 숨을 죽였고 누구의 귀에도 그 심장의 고동만이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구경꾼들은 파도처럼 뒤로 밀려나가더니 어느새 중앙에 거대한 빈 공간이 생겨났다.
그곳은 곧 폭풍의 중심지가 될 운명이었다. 공기조차 얼어붙은 듯 바람마저 움직임을 잃은 순간, 모든 이의 눈동자가 크게 치켜떠지며 앞으로 몰두했다. 이곳에서 곧 하늘과 땅을 뒤흔들 단 하나의 대결이 시작될 것임을 누구나 알고 있었다.
김치형의 이름은 이미 비선성 전체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의 위명은 단 하나의 피비린내 나는 전투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홀로 맞섰고 그 이름만으로 수많은 천교들이 두려움에 떨던 존재이자 흉명 높던 고대 천교의 자손인 도무 성자를 결국 쓰러뜨렸다.
그날 피로 하늘이 붉게 물들고 마기가 산산이 부서져 흩날렸다. 김치형은 그 죽음을 디딤돌 삼아 단숨에 신좌에 올랐고 진정한 봉신의 길에 올랐다.
그리고 그와 맞서는 자 서태극의 이름은 이미 구름 위에서 천지를 비추는 태양처럼 창해역 전역을 넘어 인접한 여러 대역까지 울려 퍼진 지 오래였다.
천로가 열리기 전부터 그의 이름은 세상의 자양과 같았고 대요 황자의 위광은 끝없이 번져갔다. 그는 심지어 태고의 인간 황제 건원 인황의 고대 전승을 일부 이어받은 행운의 사자였다.
그가 손에 쥔 인황극을 휘두를 때마다 황도의 기운이 넘실거려 그 앞을 막아서는 자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가 천로에 발을 디딘 뒤로 그의 운명은 한층 더 고조되었고 기연과 조화를 이어받아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조화를 얻었다. 구리성이라는 거대한 성에서 그는 이미 한쪽 하늘을 짓누르는 패권자의 자리를 굳혔다.
더구나 근래 들려오는 소문은 더욱 사람들을 전율케 했다. 그의 몸속에서 잠들어 있던 태고 신금조 금익 대붕의 신혈이 마침내 깨어났다는 것이다. 그 무시무시한 혈맥이 부활한다면 그의 힘이 도대체 어느 경지에 다다르게 될지 감히 단정할 이는 아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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