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3114장

원슬미가 걸친 청색의 외투는 산들바람에 따라 가볍게 흩날렸고 순간적으로 드러난 곡선은 아찔할 만큼 요염했으나 오히려 그 덕에 그녀의 모습은 혼탁한 속세에 뿌리내리고도 고결하게 우뚝 선 향기 멀리 퍼지는 절세의 청련 같아 보였다. 요염함과 청순함, 현혹과 성스러움 본디 한데 어울릴 수 없는 두 기질이 그녀의 몸에선 완벽히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드러나니 보는 이를 홀려 정신을 빼앗는 치명적인 매력을 이루고 있었다. 이천후는 자신도 모르게 그 무형의 끌림에 사로잡혀 허우적이며 빠져나올 수 없음을 깨달았다. “저는 성녀님을 꿰뚫어 볼 수가 없습니다.” 그는 발걸음을 멈추고 불꽃이 이는 듯한 눈빛으로 안개처럼 가려진 원슬미의 두 눈을 꿰뚫듯 바라보며 낮고 단호하게 물었다. 그는 답이 필요했지만 원슬미는 그 말에 고개를 살짝 기울일 뿐이었다. “천후 님의 눈앞에 비치는 저의 모습, 천후 님의 마음속에 와 닿는 느낌, 모두가 저의 가장 참된 본모습입니다.” 이천후는 입술을 움직이며 그 ‘참됨’ 뒤에 감춰진 깊은 뜻을 묻고 싶었으나 그녀는 이미 우아하게 손을 들어 앞을 가리켰다. 신령한 안개와 선화에 둘러싸인 궁루옥각이 그곳에 드러나 있었다. “저곳이 남원입니다. 들어가시지요.” 이천후는 소용돌이치던 생각을 억눌러 삼키고 원슬미를 따라 안으로 들어섰다. 궁전 안은 환히 트였는데 백옥으로 다진 층계, 황금 대들보에 새겨진 봉황, 기둥 사이마다 피어오르는 신령한 안개, 구석마다 피어난 기이한 꽃과 풀, 그 모든 곳에서 은은한 연향이 스며 나왔다. 화려하고도 정교하여 마치 달의 궁궐이 속세로 내려온 듯하였으나 사방에 퍼진 연꽃 문양과 물의 기운 덕에 냉혹함은 덜하고 한결 따뜻하고 영롱한 기운이 감돌았다. 이천후가 홀로 경관을 음미하던 찰나 서원 제자의 복장을 한 한 소녀가 다급히 달려와 허둥지둥 머뭇거리는 기색으로 원슬미 앞에 서더니 슬며시 이천후를 흘깃 본 뒤 조심스레 고했다. “선배님, 손님이 오셨습니다. 중역 모씨 가문에서 온 귀한 손님입니다.” “이곳을 찾은 이는 모두 귀한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